SK 사장이 밝힌 염경엽의 매력, ‘넥센의 성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8일 05시 30분


SK 류준열 사장.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류준열 사장.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가 끝내 염경엽 전 감독을 품었다. 지난해 차기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문부터 시작해 결국 감독이 아닌 단장 자리에 올랐다. 도대체 왜 SK는 이토록 염경엽을 원했을까. 단장 선임을 홀로 진행한 SK 류준열 사장을 17일 만나 직접 이유를 들었다.

류 사장은 민경삼 전 단장이 재차 사의를 표한 12월 중순,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을 처음 만났다. 이미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을 선임한 뒤였고, 차기감독으로 연결됐던 그와의 만남은 부담될 수 있었다.

류 사장은 이에 대해 “우린 이미 힐만 감독이라는 든든한 분을 모셔왔다. 염경엽이라는 사람을 먼저 놓고 생각한 건 아니다. 개인이랑 엮는 건 맞지 않다.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요구하는 그 기준을 봤다. 잡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단장과 감독은 엄연히 역할이 다르다. 개인보다는 경험과 역량을 봤다”고 밝혔다.

● 염경엽의 매력, ‘힐만의 성공’과 ‘사람의 육성’에 딱 맞아

SK는 염경엽 전 감독에 대해 상당히 매력을 느껴왔다. 감독으로 연결된 데 이어 이번엔 프런트의 수장인 단장이다. 류 사장은 “한국이 처음인 외국인 감독을 모셔왔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무나 단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육성 시스템의 알맹이를 채워야 한다. 열쇠는 선수 육성을 위한 코칭스태프의 퀄리티”라고 말했다.

염 단장을 선택하게 된 건 결국 ‘사람’을 키워내기 위함이었다. 그는 “코칭스태프의 육성을 이끌어나갈 사람이 필요했다. 넥센은 육성을 통해 성공한 구단 중 하나다. 거기서 염 감독이 주축으로 역할을 했다. 퍼포먼스가 있으니 모셔온 것이다. 야구에 대한 생각이 깊고 디테일하다. 코칭스태프에게 숙제도 많이 내준다고 들었다”며 “육성과 힐만 감독의 성공, 2가지 기준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그토록 염경엽을 원했던 이유는 넥센의 성공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었다.

SK 염경엽 신임단장. 스포츠동아DB
SK 염경엽 신임단장. 스포츠동아DB

● 미국까지 날아가 설득, 역할 구분은 확실하게

류 사장에게 최창원 구단주의 전권을 받아 일을 진행했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구단주와는 수시로 소통한다”며 미리 논의된 내용이라고 했다. 계약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류 사장은 구단에도 자세한 내용을 알리지 않고, 11일 급하게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향했다.

류 사장은 “민경삼 단장님이 계속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갑작스럽게 일이 추진됐는데 스프링캠프는 물론, 24일 프런트 워크샵이 있는데 최소한 그 자리엔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런데 염 단장이 미국에 집을 구하러 가서 계약을 하기 전에 설득하러 갔다. 아예 구단의 육성 매뉴얼을 전부 들고 가 오픈했다”고 밝혔다.

SK는 염경엽 단장에게 ‘역할 구분’을 확실히 하도록 했다. 이례적인 3년 계약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육성이 방점이기에 최소 3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먼저 계약기간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염 단장이 힐만 감독의 차기 감독이 아니냐는 말에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은 류 사장은 “비싸게 모셔온 분인데 힐만 감독이 성공하는 걸 원하는 게 당연하다. 염 단장께도 최대한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답했다.

인천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