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와 커터’ LG 류제국이 더 강해진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8일 05시 30분


LG 류제국. 스포츠동아DB
LG 류제국. 스포츠동아DB

LG 류제국(35)은 지난 시즌 29경기에서 13승11패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13승은 2013년 LG로 입단한 후 세운 12승(2패)을 뛰어넘는 개인 커리어하이다. 전반기 수술 여파로 17경기에서 5승9패, 방어율 5.09로 흔들렸지만, 후반기 들어 12경기에서 8승2패, 방어율 3.25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류제국은 지난 시즌 후반기 맹활약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커브와 컷패스트볼(이하 커터)을 꼽았다. 그는 “커브 제구력이 잡혔던 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고, 후반기부터 커터를 던지면서 효과를 봤다”며 “원래 내가 던지는 직구가 휘긴 했지만 커터처럼 균일하게 휘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난해 괜찮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6시즌 류제국의 커브는 피안타율이 0.177로 빼어났다. 구속이 빠르고 각 있게 떨어지는 임정우의 커브와는 또 다른 유형이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붕 떠서 시야에 들어왔다가 갑자기 뚝 떨어져 눈앞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헛스윙을 유도하기 용이하다. 여기에 직구처럼 빠르게 날아가다가 좌타자 몸쪽-우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휘는 커터를 던지면서 땅볼을 쉽게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류제국의 주무기하면 투심패스트볼(이하 투심)과 체인지업을 떠올렸다. 흔히 직구라고 표현하는 포심패스트볼도 똑바로 가는 공이 없어 상대하기 곤란한데, 무빙이 많은 투심을 던져 공략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준비하면서 임정우에게 힌트를 얻고 커브를 던지기 시작했고, 좌타자 바깥쪽-우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싱커와 반대가 되는 커터까지 연마해 사용했다.

선발로서 다양한 구종만큼 강한 무기는 없다. 류제국은 기존 싱커, 체인지업에 커브, 커터까지 장착하면서 더 강해졌다. 시즌 중에도 더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투구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잘 던지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보면서 연구하는 그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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