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만 모르는 박지수 활용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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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박지수. 사진제공|WKBL
KB스타즈 박지수. 사진제공|WKBL
포스트 공격보다 스크리너로 강점 살려야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는 ‘슈퍼 루키’ 박지수(19·193㎝)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지수는 프로 데뷔전(2016년 12월 17일 우리은행전)을 시작으로 2016~2017시즌 6경기에서 평균 26분21초를 뛰며 8.0점·8.5리바운드·2.0어시스트·2.2블록슛을 올리고 있다. 아직 고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선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기록이다.

문제는 팀 성적이다. 박지수가 출전한 6경기에서 KB스타즈는 1승5패에 그쳤다. KB스타즈 안덕수(43) 감독이 아직까지는 박지수 활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 감독은 “(박)지수에게 하이-로 포스트게임, 2대2 공격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KB스타즈는 종전까지 변연하(은퇴)와 외국인선수들의 2대2, 빅맨들의 스크린을 통한 변연하-강아정의 외곽슛을 주요 공격 루트로 삼아온 팀이다. 팀 훈련에 합류한지 1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고교선수를 활용해 갑자기 포스트 중심으로 팀 컬러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프로농구는 비디오게임이 아니다.

더욱이 KB스타즈의 하이-로 포스트게임 시도는 박지수가 입단하는 순간부터 예상된 수순이었다. 상대팀들이 이미 대비했다. 막연한 하이-로 포스트게임은 통하지 않는다. 하이 포스트(자유투라인 지역)로 볼이 전달되는 과정, 상대 수비에 따라 변하는 로 포스트(골밑 지역) 선수의 움직임이 세밀하게 약속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역시 단기간에 바꿀 수 없는 전술이다.

KB스타즈의 에이스는 강아정이다. 박지수가 데뷔하기 전까지 강아정은 12경기에서 평균 15.17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박지수가 투입된 6경기에선 평균 9.7점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연장까지 치른 KDB생명전에서 20점을 올려 그나마 오른 수치다. 박지수를 주 공격 옵션으로 꾸리려다 팀의 에이스가 침묵하니 팀 성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지수를 강아정의 플레이를 돕는 옵션(스크리너)으로 활용해 팀의 강점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지난해 6월 프랑스 낭트에서 펼쳐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여자농구대표팀을 이끈 위성우 감독(우리은행)이 잘 보여줬다. 위 감독은 박지수를 스크리너로 활용해 주포 강아정, 김단비(신한은행)의 외곽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KB스타즈의 프리랜스 공격(패턴 없이 선수들이 움직이는 공격)에서 스크린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박지수의 스크린은 패스보다 돌파력이 뛰어난 가드 심성영의 공격 활로를 터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지수에게 볼을 잘 넣어줄 가드가 없다면, 박지수가 잘하는 스크린을 통해 가드의 강점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금이라도 ‘박지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KB스타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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