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은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를 앞두고 남자부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을 통한 드래프트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런 목표를 내걸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외국인 선수 수준이 내려가면 자연스레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몰방(沒放) 배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도였다.
현재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3-0(25-21, 26-24, 27-25) 승리를 거둔 30일 인천 경기까지 외국인 선수는 전체 공격 시도 중 38.0%를 책임졌다. 자유계약제로 선수를 뽑았던 지난 시즌(37.6%)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외국인 선수 수준과 무관하게 올 시즌 반환점을 돌 때까지도 경기 스타일 자체가 바뀌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 중요하다. 이날 현재 1∼3위인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한국전력을 보면 외국인 선수 이외에도 ‘토종 에이스’라 불릴 만한 선수가 제몫을 다해 주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문성민(30)이 372점으로 토종 선수 중 득점 1위(전체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한국전력 전광인(25)이 2위(286점·전체 7위), 대한항공 김학민(33)이 281점(전체 8위)으로 그 다음이다. 공격 성공률에서는 김학민(56.3%)이 전체 1위, 전광인(55.1%)이 2위, 문성민(54.6%)이 4위다.
거꾸로 외국인 선수 타이스에게 전체 공격 중 50.9%를 맡기고 있는 삼성화재는 8승 11패로 처져 있다. 단, 군 복무를 마치고 시즌 중 합류한 삼성화재 박철우(31)가 경기당 평균 18.0점으로 문성민(19.6점)에 이어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요소다.
6위 KB손해보험은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국인 선수 공격 점유율(48.9%)이 높은 팀이고, 7위 OK저축은행은 송명근(23)이 시즌 초반 부상에 시달리면서 133점(21위)밖에 올리지 못해 외국인 선수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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