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노보드 희망 “다음에는 금빛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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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 첫 월드컵 4위 이상호

역대 한국 스노보드 최고 성적인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4위를 기록한 이상호는 속도를 겨루는 ‘알파인’ 종목에서 ‘한국인은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깼다. 첫 대회에서 포디엄 끝자락을 밟은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포디엄의 가장 높은 곳이다. 두번째 사진은 이상헌 코치(왼쪽)와 이상호. 대한스키협회 제공·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역대 한국 스노보드 최고 성적인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4위를 기록한 이상호는 속도를 겨루는 ‘알파인’ 종목에서 ‘한국인은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깼다. 첫 대회에서 포디엄 끝자락을 밟은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포디엄의 가장 높은 곳이다. 두번째 사진은 이상헌 코치(왼쪽)와 이상호. 대한스키협회 제공·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더 잘 타서 1등 해야죠.”

 지난해 10월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인 네덜란드 란드흐라프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유로파컵 본선(16강)에서 ‘광탈’(광속탈락)한 뒤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상호(21·한국체대)가 한 말이다. 경기 후 그는 “화가 난다”고 했다. 실력만큼은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다.

 이상헌 코치도 “대회 본선만 가면 연습 때 하지도 않던 실수를 했다. 기술은 많이 좋아졌는데 결과를 못 내니 안타까웠다”며 답답해했다. 이 코치는 이상호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조수경 스포츠심리연구소 소장에게 꾸준히 상담을 받게 했고, 이상호는 결국 지난 시즌 1월 말 열린 모스크바 월드컵에서 처음 16강에 진출했다. 그는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16강 무대를 밟았다. 이번 시즌 목표를 ‘월드컵 16강’이 아닌 ‘월드컵 4강’으로 잡은 그는 뜻하지 않게 시즌 시작부터 목표를 수정하게 됐다. 17일 올 시즌 첫 대회였던 이탈리아 카레차 월드컵에서 4위에 올라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한국 스노보드 역대 최고기록(월드컵 4위)을 달성하고 19일 귀국한 이상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월드컵 결승 무대를 다투는 선수가 됐다. 늘 본 체 만 체하던 ‘아시아 1인자’ 다케우치 도모카(2014 소치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도 이제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이상호는 22일 “생애 첫 월드컵 포디엄에 섰지만 막상 올라보니 별것 없더라”며 “이번에 4강에서 진 안드레이 소블레프(러시아)는 직전 유로파컵에서 이겼던 선수다. 그래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유로파컵 종합우승을 해보니 이제 동네 경기처럼 편해졌어요. 월드컵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 더 편한 느낌을 찾아야죠. 어서 월드컵 1위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웃었다.

 이상호는 학교 시험을 치르느라 아직 강원도에 있는 집에 가지 못했다. “빨리 엄마가 해주는 두루치기를 먹고 싶다”는 그는 4일 오스트리아로 출국해 다시 월드컵 메달에 도전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노보드#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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