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 달구는 강원 ‘특별한 영입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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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亞챔스리그 진출권” 목표
“우리 팀은 공포의 외인구단, 과거 극복 드라마 함께 만들자”
이근호-오범석 스타급 이어 박선주-강지용-이범영 등 여러 이유로 아픔 겪은 선수들 영입

 4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복귀하게 된 강원이 겨울 이적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강원은 9일 공격수 이근호를 시작으로 19일 골키퍼 이범영까지 11일 동안 8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내년 시즌 강원의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플레이오프 포함) 획득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클래식 3위 안에 들거나 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해야 한다. 갓 승격한 팀으로서는 무모해 보이기도 하는 강원의 원대한 목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근호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했던 수비수 오범석 등 국가대표 출신 스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근호는 “변화를 꿈꾸는 강원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이름값을 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 강원은 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수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축구는 한 명의 스타 선수가 펼치는 경기가 아니다.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적소에 필요한 선수를 배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지만 아직 프로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한 미드필더 문창진은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 강원을 택했다. 그는 “강원의 선수 영입을 보면서 내년에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원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원이 영입한 선수들 중에는 유망주로 불렸지만 프로 입단 후 부상 등으로 팬들에게서 잊혀진 선수들도 있다. 부상으로 클래식 팀과의 계약에 어려움을 겪었던 수비수 박선주, 소속팀에서 방출돼 4부 리그 격인 K3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수비수 강지용 등이 강원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인 골키퍼 이범영은 부산과 아비스파 후쿠오카(일본)에서 2년 연속 팀이 강등되는 아픔을 겪은 끝에 강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조 대표는 “과거를 극복하고 인간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고, 우리 팀은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면서 “재능을 갖고도 여러 이유로 실패를 겪은 선수들이 역경을 이겨 내고 성공하도록 만들어 팬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민 구단 강원의 파격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과도한 선수 영입이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지난해 약 60억 원을 지출한 강원은 내년 예산으로 200억 원을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 대표는 “투자가 침체된 구단은 발전할 수 없다”라며 “투자를 통해 팀의 경기력이 올라가면 구단 경영이 개선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다시 경기력 향상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력 보강을 통해 팀을 성장시키면 관중과 스폰서 유치를 통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예산을 늘려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대표는 “지자체 지원 외에도 많은 스폰서와 접촉하고 있다.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강원을 명문 구단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축구#강원 fc#이근호#오범석#이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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