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FA 이현승 3년계약에 담긴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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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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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현승. 스포츠동아DB
두산 이현승. 스포츠동아DB
프리에이전트(FA) 좌완 마무리 이현승(33)이 두산에 잔류했다. 3년 총액 27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3억원)의 조건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계약기간이다. 통산 FA 계약은 4년이라는 암묵적 상식을 깼다.

두산과 이현승이 한발 씩 양보한 결과다. 당초 두산은 2년, 이현승은 4년을 원했는데 절충안을 찾은 셈이다. FA 시장도 트렌드가 있는데 2016년 겨울에는 불펜투수의 인기가 떨어지는 시점이었다. 2015년 스토브리그에서 정우람(4년 84억원 한화행), 손승락(4년 60억원 롯데행) 등 불펜투수의 대형계약 결과가 신통찮은 탓이 컸다. 구단들은 이닝이터형 선발투수에게 뭉칫돈을 아끼지 않는 추세다.

이현승은 마무리로 본격 전업한 2015년 18세이브, 2016년 25세이브를 기록했다. 그 기간에 두산은 모조리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해냈다. 큰 경기에 강한 대담함도 이현승의 장점이다. 그러나 2016시즌 57.2이닝을 던져 방어율 4.84를 기록한데서 알 수 있듯 구위가 떨어지는 기미를 보였다. 햄스트링 부상도 생겼다.

두산으로서는 이현승의 ‘대세하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구단들도 비슷하게 생각했기에 입질이 적었을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은 최종적으로 이현승을 3년 계약으로 잡았다. 미래구위에 대한 기대보다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 성격이 짙다. 정재훈(36)과 더불어 두산 투수진의 정신적 멘토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이현승도 자기 고집만 부리지 않고, 두산에 대한 로열티를 보여줬다. 그렇게 이르게 된 합의다.

어쩌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용찬(28)이 돌아올 때까지’로 2017시즌 이현승의 마무리 임무가 한정된 것일 수 있다. 두산 마무리의 ‘평화적 교체’가 2017시즌 이현승의 첫 번째 미션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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