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페 “한국 귀화, 한번 실패했다고 포기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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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주마라톤 4번째 우승 도전 “내 기록 넘어 세계기록 깨고 싶어”

태극마크 팔찌 찬 에루페 14일 경주현대호텔에서 열린 2016 경주국제마라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반타예후 아다네(에티오피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 강수정(경주시청), 펠릭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 실라스 체보이트(이상 케냐). 에루페는 이날도 태극마크 팔찌를 차고 나왔다. 경주=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태극마크 팔찌 찬 에루페 14일 경주현대호텔에서 열린 2016 경주국제마라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반타예후 아다네(에티오피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 강수정(경주시청), 펠릭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 실라스 체보이트(이상 케냐). 에루페는 이날도 태극마크 팔찌를 차고 나왔다. 경주=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국 국민이 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청양 특급’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케냐·청양군청)가 16일 열리는 2016 경주국제마라톤에서 4번째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에루페는 올해 4월 귀화에 실패했지만 6월 청양군청과 4년 재계약을 한 데 이어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마다하고 다시 경주를 선택했다. 그가 2011년 처음 출전해 우승한 국제대회가 바로 경주국제마라톤이다. 에루페는 그때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만 6차례(경주 3회, 서울 3회) 출전해 모두 우승했다.

 에루페는 14일 경주현대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귀화 실패는 지난 일이다. 당장은 이 대회가 중요하다. 내 기록(2시간5분13초)을 넘어 세계기록(2시간2분57초)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기록이라는 말을 꺼냈지만 에루페가 대회 통산 4번째 및 2연패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대한체육회의 ‘이중 처벌’ 규정에 묶였던 수영 박태환이 7월 국가대표가 되면서 박태환과 같은 이중 처벌의 희생양이었던 에루페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의 희망을 갖고 훈련을 하느라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루페의 아성을 넘겠다는 도전자들의 각오 또한 만만찮았다. 2시간6분22초의 기록을 갖고 있는 반타예후 아다네(23·에티오피아)는 “에루페와의 경쟁은 처음이지만 나도 한국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다. 컨디션이 좋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에루페가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던 2014년 이 대회에서 2시간7분15초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던 실라스 체보이트(28·케냐)는 “내 기록을 깨면 1위도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15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에루페에게 48초 뒤진 2시간6분59초의 기록으로 2위를 했던 펠릭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28·케냐)는 “에루페와는 같이 뛰어 본 적이 있어 잘 안다. 좋은 선수이지만 이번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14명이 출전하는 여자 엘리트 선수 부문의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수정(25·경주시청)은 “최근 재난을 겪은 경주시민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8000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도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등 4개 부문에 참가해 ‘천년 고도’ 경주의 가을을 달린다.
 

 
경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에루페#경주국제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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