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받는 팀? 좌석점유율도 객단가도 ‘최하위’ 롯데의 민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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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롯데가 가장 사랑받는 팀이라고 말하면 LG나 KIA 팬들은 이의를 제기할 게 틀림없다. 야구팬들이 세 팀을 한데 묶어 '엘롯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데는 '팬이 많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애증(愛憎)의 총량이 제일 많은 팀이 롯데라는 데는 LG와 KIA 팬들도 동의하지 않을까.

올해는 롯데 팬들에게 특히나 더 롯데가 미운 시즌이었다. LG와 KIA가 나란히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롯데가 미워도 롯데 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경기장을 찾지 않는 걸로 싸늘한 팬심을 보이는 것 정도가 전부다. 실제로 롯데는 올해 경기장에 빈자리가 가장 많은 상태로 안방 경기를 치른 구단이다.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롯데 안방 경기를 찾은 관중은 총 85만2639 명으로 10개 구단 중 4위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롯데가 안방으로 쓰는 사직구장(2만7500석)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13개 구장 가운데 좌석 숫자가 가장 많다는 점이다. 울산구장(1만2088석)에서 열린 6경기를 별도로 계산해 더하면 올해 롯데 안방 경기 좌석 점유율(전체 좌석 숫자 ÷ 관중 숫자)은 45.2%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쁜 기록이다. 거꾸로 말하면 평균적으로 전체 좌석 중 54.8%가 빈 상태로 안방 경기를 치룬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롯데가 안방 경기(72경기)에서 거둔 총 관중 입장 수익은 57억6908만5100원. 관중 한 사람이 들어오면 롯데가 6766원을 벌어들인 꼴이다. 이렇게 계산한 관중 1인당 입장 수익, 즉 객단가(客單價) 역시 롯데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결과적으로는 롯데가 10개 구단 가운데 표 값이 제일 싼 데도 구장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관중이 찾지 않는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성적이다. 롯데가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8년 롯데 안방 경기에는 137만9735명이 찾아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새로 썼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이듬해에는 138만18명으로 기록이 늘었다. 롯데가 미움을 다시 사랑으로 바꿀 수 있을까.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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