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베이스볼] 롯데 전준우 “사격이요? 20발 중 15발은 명중시켰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7일 05시 30분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롯데 품으로 돌아온 전준우. 1군 그라운드를 그리워했던 만큼 프로 인생 2막을 여는 그의 의지도 남다르다. 기존 중장거리 타자에서 홈런 타자로의 변신을 꿈꾸는 전준우를 만났다. 스포츠동아DB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롯데 품으로 돌아온 전준우. 1군 그라운드를 그리워했던 만큼 프로 인생 2막을 여는 그의 의지도 남다르다. 기존 중장거리 타자에서 홈런 타자로의 변신을 꿈꾸는 전준우를 만났다. 스포츠동아DB
9월 프로야구 그라운드는 유독 ‘예비역들의 귀환’으로 뜨거웠다. 이달 초 경찰청야구단에서 갓 제대한 예비역들에 이어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이들이 대부분 1군 그라운드로 돌아오면서 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안치홍(KIA)과 홍상삼, 이용찬(이상 두산)에 이어 권희동(NC)까지, 그 면면도 화려하다.

롯데 외야수 전준우(30)는 이러한 예비역들 가운데 가장 선두에 선 인물이다. 2014년 12월 경찰청 입대 전까지 롯데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던 그는 빠른 발과 중장거리포를 무기로 롯데의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2년간 팬들 곁을 잠시 떠나있었지만, 그의 복귀는 팀 성적에 아쉬움을 품던 롯데 팬들에게 희망찬 소식과도 같았다.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때려내며 자신의 컴백을 화려하게 알린 전준우를 NC전을 앞둔 25일 마산구장에서 만났다.

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 “복귀 첫 타석 홈런은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팀에 복귀한지도 어느덧 20일이 지났다. 지금 느낌은 어떠한가.

“편해졌다. 사실 처음엔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여유가 생겼고, 체력적으로도 걱정이 줄었다.”

-복귀 초반부터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긴장감 때문인 듯 하다. 같은 야구지만 아무래도 1군과 2군은 다르다. 오자마자 팀 순위경쟁이 달려있는 타이트한 경기가 이어져서 매 게임마다 조금 긴장이 됐다. 다행히 지금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

-2년 만에 밟은 1군 그라운드는 어땠나.

“군에 있었던 2년이란 기간은 짧다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다. 흐른 시간만큼이나 몇몇 구장은 모습이 바뀌었고, 환경 자체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됐다.”

-조원우 감독도 “이제는 감을 찾은 모습”이라고 이야기하던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이 나오는 바람에 이후부터 워낙 힘이 들어갔다. 밸런스가 잠시 무너졌다. 그러나 지금은 타이밍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동료들 중에선 누가 가장 반겨주던가.

“뭐 누구랄 것 없이 모두들 반겨줬다. (강)민호부터 (황)재균이까지. 원체 친했던 선수들이 많아 하나같이 기뻐해줬다. 입대 전부터 잘 챙겨주던 동료들이다.”

-설명대로 복귀전(4일 광주 KIA전) 첫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

“빗맞은 줄 알고 있었는데 넘어가버려서 조금 얼떨떨했다. 당시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여서 집중을 했다. 그러나 그 경기를 져서 너무나 아쉬웠다. 이겼다면 분위기를 탈 수 있었는데….”

경찰청 시절 전준우. 사진제공|경찰청
경찰청 시절 전준우. 사진제공|경찰청

● “훈련소에서 20발 중 15발은 명중시켰죠”

-경찰청에서의 2년은 본인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야구의 연장선상이었다. 타격에 대해서도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고, 경기감각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경찰청 유승안 감독님께서 게임에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경찰청 생활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보고 배울 점도 많았을 듯 하다.

“당연하다. 일단 경찰청에 온 친구들 자체가 기본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하나 놀라웠던 점은 정말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쉬면서 할 수도 있는데 저녁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게을리 하지 않더라.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선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지 않았나.

“사실 내가 나이가 가장 많은 편이었다.(웃음) 게다가 1년 동안 주장도 맡았다.”

-무서운 선임으로 통했나?

“후임들에게 무서운 선임은 아니었다. 껄끄러운 부분 없이 모두에게 다 잘해줬다. 물론 군대인 만큼 기본 규율은 지키도록 했다. 다행히 후임들이 워낙 착해서 나를 믿고 따라줬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군대 생활도 기존 프로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과 자체가 바빴다. 우리는 야구를 한다는 점만 달랐지 다른 부분은 일반 병사들과 비슷했다. 그나마 저녁에 훈련을 마치고 다같이 모여서 드라마를 보는 정도가 소소한 재미였다.”

-논산 육군훈련소에선 사격과 수류탄은 문제없이 통과했나?

“사격은 괜찮게 쐈다. 총 20발 중에 15발은 명중시켰다. 수류탄도 ‘던지는’ 거라 문제없었다. 아, 논산에선 야구로 경찰청에 입대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 의무경찰 동기들도 있었다. 경찰 홍보단에 입대하는 연예인도 몇 명 있었고. 그들과도 재밌게 지냈다. 선후임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의지가 됐다.”

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 “이제는 홈런타자로 거듭나고 싶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마음에 들었나.

“보통으로 한 것 같다. 장타율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홈런 20개를 넘겼으면 했는데 16개로 조금 부족했다.”

-원래 중장거리 타자 아니었나. 앞으로 바꾸고 싶다는 뜻인가.

“내년에는 홈런을 조금 더 치고 싶다. 사직구장에서 홈런을 늘리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노력해보겠다. 이를 위해 최근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있다.”

-내년 시즌을 향한 의지가 눈에 보인다.

“아직 복귀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남은 시즌까지 팀을 위해 열심히 뛰고 싶다. 올해는 내년을 위한 발판 아니겠는가.”

-사직구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복귀하니 다시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가.

“2년 동안 부산을 떠나있었다. 아내와 딸이 인천 처갓집으로 가있어서 부산에 올 기회가 자주 없었다. 그래도 팬 분들께서 많이 알아봐주신다. 인기는 이제부터 ‘나 하기 나름’ 아니겠는가.(웃음)”

-가족들을 위해서도 더욱 열심히 뛰어야겠다.

“2년 동안 참 많이 미안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정말 부족했다. 이제는 내가 보답해야할 때다. 좋은 플레이를 꼭 보여주겠다. 가족들을 위해서.”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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