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린드블럼, 위기서 에이스 본능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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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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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롯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롯데는 시즌 전만 해도 외국인선수 걱정이 없는 팀 중 하나였다. 특히 지난해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의 원투펀치는 올해 더 큰 기대를 갖게 만든 요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롯데는 외국인선수로 재미를 보지 못한 팀이 돼버렸다.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퇴출돼 버렸다. 롯데가 자랑하던 투수들도 힘을 못 쓴 건 마찬가지다. 20일까지 팀 내 최다승 투수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에이스감인 박세웅(7승)이었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구원승으로만 6승을 올린 윤길현과 같은 승수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 린드블럼은 좀처럼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면서 레일리보다 뒤처졌다.

21일 사직 SK전. 롯데는 전날 연장 10회초 나온 2루심의 아쉬운 판정(인필드 플라이 아웃)이 빌미가 돼 2-3으로 석패했다. KIA와의 2연전 내내 1점차 승부를 하고 1승1패에 그쳤고, 저스틴 맥스웰과 강민호, 홍성민 등 부상 이탈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상당한 상황이었다.

하락세의 타선이나, 힘이 떨어진 불펜진. 선발투수가 게임을 잘 만들어주는 게 시급했다. 린드블럼은 앞선 두 차례 등판 모두 5이닝 투구에 그쳤다. 올 시즌 평균 5.2이닝을 투구하는 등 지난해 보여준 이닝이터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린드블럼은 이날 올 시즌 최다이닝 타이인 8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으로 막았다. 린드블럼이 8이닝을 던진 건 5월18일 문학 SK전 완투패(8이닝 5실점) 이후 처음이었다. 107개의 공을 던지면서 9안타 3볼넷 7탈삼진을 기록했고, 8회말 팀 타선이 4-3으로 역전하며 승리까지 따라왔다. 2연패 탈출. 최고 149㎞의 투심패스트볼에 포크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으면서 뛰어난 완급조절을 선보였다.

경기 후 린드블럼은 “나 개인의 승리나 성적은 중요치 않다. 무엇보다 팀 승리가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주전포수 강민호의 부상으로 모처럼 호흡을 맞춘 김준태를 언급하며 “포수 김준태는 이전에 호흡을 맞췄을 때처럼 오늘도 좋은 콜과 수비로 다른 야수들과 함께 많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자신을 믿은 게 호투의 비결이었다. 린드블럼은 “오늘은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는 목표로 상대 타자의 타격을 이끌어내는 투구를 했다. 가끔 내 공을 믿지 못한 경기도 있었지만, 오늘은 내 직구를 믿고 경기에 임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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