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떠난 자리, 박성현 떠오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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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US여자오픈 연일 돌풍… 단독 선두 리디아 고 1타 차 추격
“이번주 많이 배우고 자신감 쌓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 대표 확정적
박인비 출전 따라 나머지 1명 결정

“박이 떠난 자리에 새로운 박이 나왔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런 얘기를 했다. USGA가 주관하는 US여자오픈에서 자신의 메이저 대회 고별무대에 나선 박세리(39·사진)가 퇴장을 했지만 ‘새로운 얼굴’ 박성현(23·넵스)이 연일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한 박성현은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 샌마틴의 코르데바예골프장(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중간합계 6언더파로 지은희(29·한화)와 공동 2위로 마쳤다. 단독 선두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는 1타 차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랭킹 상위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은 당초 “USGA 주관 대회는 처음이다. 마음을 비우고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겸손한 출사표를 냈다. 하지만 올 시즌 KLPGA투어를 평정한 박성현의 남다른 실력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에서도 유감없이 빛을 발했다. 3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치른 양희영(27·PNS창호)은 “오늘 처음 같이 쳐봤는데 듣던 대로 훌륭한 선수였다. 장타를 시원하게 치는데 방향성도 좋고, 쇼트게임과 퍼팅도 다 잘했다. 예의도 바르고 미국에 와도 잘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박성현은 올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두 번 들었으며 가장 나쁜 성적이 공동 13위였다. 3개 대회 상금 합계 17만 달러는 LPGA투어에서 상금 56위에 해당된다. US여자오픈 상금까지 보탤 경우 상승 랭킹을 더욱 끌어올려 LPGA투어에 직행할 길을 열 수 있다. 박성현의 메인스폰서인 넵스 관계자에 따르면 “박성현이 평소 미국이나 일본 투어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퀄리파잉스쿨(프로 테스트)을 거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올해 말 넵스와의 후원 계약이 끝난다. 그의 거취에 따라 몸값은 더욱 치솟을 수 있다.

“이번 주 많이 배우고 자신감을 쌓았다”는 박성현은 14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BMW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다시 출국해 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도전한다.

한편 박세리는 컷 탈락으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쉬운 이별의 눈물까지 흘렸다.

US여자오픈 종료 후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결정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자격 선수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세계 3위 박인비가 11일 US여자오픈 종료 시점 이전에 자신의 출전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세계 14위 이보미는 컷 탈락으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세계 5위 김세영은 확정적이며, 세계 6위 전인지도 이번 대회 컷 탈락했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랭킹 포인트가 많아 올림픽 출전은 유력하다.

세계 9위 양희영은 US여자오픈 3라운드까지 선두에게 2타 뒤진 공동 4위여서 올림픽 태극마크 안정권에 들었다. 박인비가 불참할 경우 한 장 남게 되는 올림픽 티켓을 놓고 다투고 있는 세계 10위 장하나와 11위 유소연은 US여자오픈 3라운드를 똑같이 공동 32위로 마쳐 마지막 날 결과가 중요해졌다. 세계 18위 박성현은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랭킹 포인트가 부족해 올림픽 출전은 힘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성현#선두질주#us여자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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