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BL 트라이아웃…길렌워터 안되고 전과자는 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9일 05시 45분


전 LG 세이커스 트로이 길렌워터. 스포츠동아DB
전 LG 세이커스 트로이 길렌워터. 스포츠동아DB
남자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은 24일 ‘2016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에 187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KBL 경력선수인 트로이 길렌워터(28·전 LG·사진)는 제외됐다. 이달 초 KBL이 재정위원회를 통해 길렌워터의 트라이아웃 참가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길렌워터는 지난 시즌 비신사적 행위로 6차례나 재정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길렌워터가 TV 중계 카메라에 수건을 던지고 심판을 향해 돈을 세는 시늉을 하는 등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기 출전 제한, 벌금 부과 등 재정위원회의 처벌을 모두 받았다. 여기에 더해 KBL은 트라이아웃 참가 자격 제한이라는 ‘이중처벌’을 결정했다.

재정위원회는 다른 선수들의 참가 자격도 심의했다. 이번 트라이아웃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187명 중에는 범죄 이력이 있는 선수도 있다. 각 구단의 많은 관심을 사고 있는 B는 대학시절 대마초 흡연에 약물 복용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수자격을 정지당한 이력이 있다. 이는 미국 지역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기도 했다. 또 다른 선수 S도 대마초 흡연 전과가 있다. 그러나 KBL은 범법 전과 기한이 3년이 지난 선수라는 이유로 이번 트라이아웃 참가자 명단에 S를 포함시켰다.

길렌워터는 대마초 흡연, 약물 복용, 폭행 등 범법 전과가 전혀 없는 선수다. 시즌 내내 판정에 강한 어필을 했다는 이유로 트라이아웃 참가 자격 제한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대해 KBL 관계자는 “선수라면 소속 리그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길렌워터의 행동에서 존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재정위원회 때마다 길렌워터에게 자제를 요청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마초 흡연자는 뛸 수 있지만, 심판에게 강한 어필을 한 선수는 뛸 수 없는 리그. 선수에게 존중받기 전에 존중을 받을 만한 리그였는지 KBL이 먼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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