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한화만 만나면 뛴다…도루시도 허용 60개 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7일 05시 45분


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 포수로 본 한화의 참담함

도루 허용은 1등, 도루 성공은 꼴찌
김성근 감독 ‘디테일야구’ 붕괴 증거
주력은 노장…젊은포수들 타팀으로


팀의 도루저지 능력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포수의 도루저지율이 흔히 적용되는 지표다. 그러나 뛸 의지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근본적 도루저지라고 할 수 있다. 의지를 숫자로 환원할 수는 없겠지만 팀별 도루시도 허용 횟수(도루 성공+도루 실패)를 통해서 어느 팀의 도루저지 능력이 출중한지를 반증하는 것은 가능하다. 도루시도 허용이 적다는 것은 포수의 송구능력, 투수의 견제와 슬라이드스텝 실력, 그리고 벤치의 수읽기가 종합적으로 탄탄한 팀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한화만 만나면 줄기차게 뛴다!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의 집계에 따르면, 16일까지 한화는 총 60차례 도루 시도를 허용했다. 한화의 ‘빅3’ 포수라 할 조인성(41), 차일목(35), 허도환(32)이 각각 11개, 23개, 3개의 도루(더블스틸 포함)를 내줬다. 이 가운데 조인성과 허도환은 7개와 3개의 도루를 잡아냈다. 그러나 차일목은 33개 중 10개의 도루를 잡아내는 데 그쳤다. 도루저지율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화와 상대하는 팀들이 줄기차게 뛰고 있는 것이 중요한 현실이다. 이렇게 시도가 많다는 것은 한화를 상대로는 도루를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상대팀들이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그토록 강조했던 ‘디테일’에서부터 한화가 붕괴됐다는 증거다.

반면 한화 야수진은 18회 도루를 성공했는데, 이는 10개 구단 중 꼴찌다. 그나마 도루 실패는 8번에 달한다. 아주 비효율적인 야구다. 김성근 감독이 거의 극단적이라 할 스몰볼 추종자임을 고려하면 설명 자체가 안 되는 ‘모순’이다. 감독의 야구관과 선수구성이 따로 놀고 있는 한화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한화 안방에 미래는 있는가?


더욱 조짐이 불길한 지점은 한화 주력포수인 조인성, 차일목의 나이다. 허도환, 정범모(29), 박노민(31) 등도 검증될 만큼 된 선수들이라 발전가능성을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화 프런트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상황을 대비해 젊은 포수들을 신인드래프트에서 공들여 뽑았다. 문제는 그 선수들 대다수가 지금 한화에 없다는 것이다.

한승택(22)은 KIA로, 김민수(25)는 삼성으로 떠나보냈다. 프리에이전트(FA) 이용규와 권혁을 데려오느라 유출된 자원들이다. 한화가 포수난에 처할수록 트레이드도 어려워진다. 허도환을 얻기 위해 선발투수인 양훈을 넥센에 내준 것만 봐도 한화의 불리한 처지를 알 수 있다. 결국 육성이 답인데 지금 한화는 당장 성적을 올려서 그동안 쌓아놓은 것을 잃지 않으려는 감독이 전권을 쥐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