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연장 우승…아찔했던 컨시드 해프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8일 05시 45분


미 LPGA 투어 원정 경기를 끝내고 돌아온 박성현(가운데)이 17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연장 끝에 시즌 2승째를 따내며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이 꽃잎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미 LPGA 투어 원정 경기를 끝내고 돌아온 박성현(가운데)이 17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연장 끝에 시즌 2승째를 따내며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이 꽃잎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KLPGA 삼천리오픈 우승

신인 김지영, 연장전 보기 후 컨시드
박성현, 머뭇거리다 원래대로 파퍼트
4개월만에 2승…박성현 대세론 입증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원정 경기를 끝내고 돌아온 박성현(23)이 삼천리 투게더오픈(총상금 8억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박성현은 17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지만, 합계 4언더파 212타로 루키 김지영(20)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는 박성현이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보기에 그친 김지영을 꺾고 우승했다. 그러나 연장전에선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지영이 파 퍼트를 놓치고 보기로 먼저 홀 아웃 한 뒤 박성현의 볼 마커를 집어 들어 컨시드(concede) 의사를 보였다. 순간 퍼트하려던 박성현은 당황했다. 연장 승부이기는 했지만, 매치플레이(1대1경기)가 아닌 스트로크플레이였기에 컨시드를 받아도 되는 것인지 어리둥절했다.

골프규칙에 따르면 박성현의 우승에는 변화가 없다. 33조 6항 3 ‘스트로크플레이 플레이오프에서의 우승자와 순위 결정 방법’에는 ‘두 명이 스트로크플레이 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자가 실격 또는 패배를 인정한 경우 다른 한 사람은 플레이를 끝마칠 필요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박성현이 홀 아웃하지 않더라도 우승은 확정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던 박성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커를 원래의 위치에 내려놓고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만약 3명 이상이 연장전을 치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같은 상황에서 박성현이 홀 아웃하지 않고 그린을 떠날 경우 포기로 간주돼 거꾸로 우승트로피를 날리게 된다. 김지영이 이런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선배에 대한 후배의 양보가 하마터면 엄청난 해프닝으로 끝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성현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박성현은 미 LPGA 투어로 떠난 김효주(2014년 상금왕)와 전인지(2015년 상금왕)의 뒤를 이을 새 여왕 후보 0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4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달성하면서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나갔다.

규정 대회 수 부족으로 상금랭킹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박성현은 우승과 함께 1위 자리로 복귀했다.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추가한 박성현은 시즌 총상금 2억8952만5000원으로 2위 장수연(1억8823만원)을 1억원 이상 앞서게 됐다.

박성현은 “연장전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 어리둥절했다”고 멋쩍어 했다. 이어 “잘 할 것이라는 주변의 칭찬과 격려가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복귀전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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