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20홈런, 두 자릿수 완투, 팀 90승… 이젠 전설?

  • 동아일보

프로야구 35년, 요즘 보기 힘든 기록들

야구의 재미 중 하나는 기록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35년의 세월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기록도 많다. 프로야구에서 점차 보기 힘들어지는 기록을 정리해 봤다. 괄호 안은 마지막으로 기록을 달성한 시기이다.

○ 데뷔 첫해 20홈런(15년 전)

2001년 당시 신인이었던 한화 김태균이 데뷔 첫해 20홈런을 치며 신인왕을 차지한 이후 거포의 기준선이라고 할 수 있는 20홈런 신인은 15년째 감감무소식이다. 1991년 쌍방울 김기태(현 KIA 감독) 27개, 1993년 삼성 양준혁 23개, 1996년 현대 박재홍 30개, 1998년 김동주 24개 등 1990년대 거포 신인이 대거 쏟아져 나온 것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2년 차 넥센 김하성(19홈런)은 결국 20홈런 고지를 넘지 못하면서 신인왕에서도 멀어졌다.

○ 팀 90승(16년 전)

2000년 131경기 체제에서 현대는 90승(39패 2무)으로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144경기가 도입된 지난해 삼성이 거둔 승수는 88승. 올 시즌 16년 만에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울 팀이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 10타자 연속 삼진(18년 전)

1998년 5월 4일 해태 이대진(현 KIA 투수코치)이 세운 10타자 연속 삼진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970년 뉴욕 메츠 톰 시버 이후 사라진 기록이다. 이 코치는 18년째 깨지지 않은 자신의 기록에 대해 “타격 기술이 발전했고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져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좋은 투수들이 깨지 않을까 싶다. 혹시 아들이 야구를 하게 된다면 깨줬으면 좋겠다(웃음)”고 말했다.

○ 두 자릿수 완투(19년 전)

프로야구 출범 초기만 해도 두 자릿수 완투는 평범한 기록에 가까웠다. 1983년 36차례 완투를 한 삼미 장명부를 비롯해 1996년까지 매 시즌 평균 4명의 투수가 10차례 이상 완투를 기록했다. 그러나 1997년 한화 정민철(10회) 이후 이 기록은 종적을 감췄다. 선발, 중간, 마무리로 세분된 투수 보직 체계가 뿌리를 내린 영향이 컸다. 시즌당 한 차례 이상 완투를 한 투수도 1990년대 평균 40명에서 2000년대 17명꼴로 줄었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이 완투를 한 투수는 한화의 외국인 선수 로저스(4차례)였다.

○ 롯데 우승(24년 전)

롯데는 1992년 V2를 달성한 이후 20년 넘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팀의 1993년생 투수 김원중의 인생 동안 ‘롯데 우승’은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롯데는 올 홈 개막전 때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3점포를 터뜨리며 팀의 첫 우승을 이끈 유두열을 불러 시구를 했다. 레전드의 염원이 담긴 시구가 롯데에 ‘24년 만의 우승’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 관중 3만5000명 이상 경기(28년 전)

역대 프로야구 경기 중 3만5000명 이상의 관중을 기록한 경기는 딱 두 번 있었다. 1986년 사직 구장에서 열린 해태-롯데전에 3만6152명이 찾아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고 1988년에도 3만5193명이 사직에서 해태-롯데전을 응원했다. 그러나 관중 3만5000명 이상의 경기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지정좌석과 테이블석 등 이른바 프리미엄 좌석이 늘면서 야구장 최대 입장 인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사직구장의 최대 입장 인원은 2만7500명이다.

○ 4할 타율(34년 전)

프로야구 개막 이래 최고 타율은 단 한 번도 경신된 적이 없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 MBC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었던 백인천(타율 0.412)이 세운 타율 4할의 벽은 앞으로도 깨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야구천재 해태 이종범(1994년 타율 0.393)마저도 넘지 못한 기록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야구 기록#김태균#정민철#백인천#이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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