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수 있는게 없다”…김현수에 대한 두산의 생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0일 05시 45분


볼티모어 김현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볼티모어 김현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볼티모어 집중”김현수 입장만 확인

볼티모어 김현수(28)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면서 친정팀 두산은 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29일 “현재로선 우리가 뭘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현수의 상황이 더욱 나빠지지 않는 한, 두산이 움직일 여지가 적다는 의미다.

현 시점에서 김현수는 개막 25인 로스터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정황상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내고 싶은데,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 때문에 지역 언론을 통해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현수 측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겨있지 않다면, 이렇게까지 소속 선수를 궁지로 몰아넣을 개연성이 옅다. 실제로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김현수를 한국으로 돌려보내려는 볼티모어 구단 내부의 논의가 있었다’는 폭스스포츠의 보도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사면초가 형국이지만 아직 김현수의 행로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두산은 간접적 경로를 통해 ‘볼티모어에 집중하겠다’는 김현수의 기본 입장만큼은 확인했다. 한국 유턴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는 근거다.

두산은 2015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한 뒤 자체 프리에이전트(FA)와 외국인선수 잔류 협상을 상당히 느리게 처리했다. 모기업 두산 인프라코어의 경영 악화를 고려해야 했고, 협상전략에서도 ‘만만디 전술’을 구사했다. 두산 실무진이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 12’ 기간 중 일본 삿포로와 대만 등을 방문하는 등 성의를 보였지만,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두산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임을 내부적으로도 부정하지 않았다. 이후 김현수가 2년 700만달러에 볼티모어와 계약하면서 두산은 소극적 협상을 하고도 명분과 실리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김현수가 만에 하나 볼티모어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면 두산도 난감해진다. 김현수가 KBO리그 타 구단으로 이적하는 사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선수가 아니다’고 무심한 듯 말하지만, 두산이 김현수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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