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감독의 조 잭슨 울렁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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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챔프전 2연승 일등공신… 추 “욕심부려 약속된 플레이 안해”

“애도 아니고 참 걱정입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1패 뒤 2연승을 거뒀지만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여전히 불만이다. 현란한 개인기로 연승의 일등공신이지만 독이 될 때도 많은 외국인 선수 조 잭슨(사진) 때문이다. 잭슨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18득점 9도움을, 3차전에서 20득점 7도움을 올리며 KCC의 수비를 흔들었다.

하지만 추 감독은 3차전이 끝난 뒤 “잭슨이 약속한 패턴을 하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잭슨은 3차전에서 KCC의 센터 하승진이 도움 수비를 위해 외곽으로 나오는 틈을 이용해 골밑으로 파고들던 이승현이나 장재석에게 패스해야 할 기회를 몇 차례 놓쳤다. 2쿼터 중반 이후 점수 차가 벌어지자 혼자 공을 갖고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현란한 돌파로 골밑에서 파울을 얻어내긴 했지만 좌우 측면에 있던 슈터들을 보지 못했다. 득점 욕심을 부리는 모습도 보였다.

잭슨은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심판이 상대 선수의 반칙에 휘슬을 불어주지 않으면 쉽게 짜증을 내거나 흥분하면서 혼자 하는 농구에 집착하는 단점이 있다. 2차전에서는 KCC 전태풍과 말싸움을 벌이면서 추일승 감독이 주문한 작전을 수행하지 않기도 했다. 상대 수비수가 적은 속공 상황에서 무리하게 3점슛을 던지는 욕심도 부렸다. 슛에 실패하고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도 느렸다. 추 감독은 “스스로가 넘어야 할 과제다. 동료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순간 본능적으로 성질이 나온다. 경기에 영향을 안 끼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2연패를 당해 마음이 급해진 KCC 추승균 감독은 “애런 헤인즈만 있을 때는 패턴에 의한 공격이 나오는데 잭슨은 단발성 공격이 많다”며 4차전에서는 잭슨을 막기 위한 맞춤형 수비 전략을 갖고 나오겠다고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오리온 챔프전#추일승#조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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