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문태종, ‘갖지 못한 꿈’ 첫 챔프전 우승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7일 05시 45분


오리온 문태종(왼쪽). 스포츠동아DB
오리온 문태종(왼쪽). 스포츠동아DB
추일승 감독 “4강때처럼 해결사 기대”

지난 시즌까지 남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연패를 달성했던 모비스 유재학(53) 감독은 “우승은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유 감독의 말대로 우승의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 것이 아니다. 우승의 영광은 단 한 팀에만 돌아간다.

특히 선수생활의 말년을 보내고 있는 노장들은 한 번의 기회가 매우 소중하다. 국내프로농구 최고령 선수인 문태종(41·오리온·사진)도 마찬가지. 그는 LG 유니폼을 입었던 2013∼2014시즌부터 매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1년 단위로 맺으며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구계에서 ‘문태종이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KBL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문태종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등에서 정상급 슈터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성기를 지난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어서야 KBL 무대에 섰지만 ‘클래스’는 여전했다. 그는 2013∼2014시즌에는 LG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또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챔프전 우승은 경험하지 못했다. 문태종이 동생 문태영(38·삼성)을 유일하게 부러워하는 것이 바로 ‘우승’이다. 문태영은 모비스에서 3번의 챔프전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우리 나이로 마흔 둘의 노장인 문태종에게는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다.

문태종은 두 시즌 만에 다시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프전 무대에 선다. 그는 애런 헤인즈, 조 잭슨, 이승현 등 든든한 동료들의 조력자로서 첫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오리온은 문태종에게 중요한 순간 ‘한방’을 꽂을 수 있는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19일부터 KCC와 챔프를 다투는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문)태종이가 많은 시간을 뛸 수는 없지만 접전 때는 가장 믿을 만한 선수다. 4강 플레이오프 때처럼 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리라 믿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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