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기대주’ 김현수의 무안타 침묵, 심리적 압박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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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김현수(28)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대지에는 어느덧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얼어붙은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녹을 줄 모른다.

김현수는 8일 미국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시범경기에 7번 좌익수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6경기째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그의 기록은 18타수 무안타다. 타율이 0일 뿐 아니라 볼넷도 없어 출루율도 0이다. 경기 후 김현수는 “오늘 모두 땅볼이었지만 내 스윙을 했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코칭스태프는 부담을 덜어주려는 듯 이날 김현수를 처음으로 하위타순에 배치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현수의 부진은 심리적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구안이 뛰어난 김현수는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KBO 리그 출신 선수 중 가장 적응력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이 오히려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병호와 이대호가 홈런을 날리는 등 차츰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김현수는 더욱 초조해졌을 수 있다. 김현수는 국내에서도 주위의 관심이 집중되는 큰 무대에서는 약했던 징크스가 있다. 포스트 시즌에서 16타석 이상 연속 무안타에 그친 적도 3차례 있었고, 20타석 무안타도 기록했었다.

현장에서 김현수를 지켜본 허구연 해설위원은 “바뀐 환경 속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훈련시간도 박병호, 이대호 보다는 김현수가 부족했다. 스윙을 짧게 가져가면서 감을 찾아야 한다. 오히려 여유를 가지는 게 좋다. 시간이 약”이라고 조언했다. KBO 리그 현대에서 뛴 볼티모어 스콧 쿨바 코치는 “홈에서 충분한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범경기에 들어간 KBO 리그 감독들도 김현수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빨리 안타를 쳐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안 좋은 공에도 방망이가 나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안 좋을 때도 그랬다”며 “적응 단계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지 않기를 바란다. 경험이 많아 잘 극복할 것이다. 한번 맞으면 살벌하게 터질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벅 쇼월터 감독이) 계속 기회를 주니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새러소타=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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