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김현수 무안타 부진…언제쯤 반등의 기회 잡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14시 20분


코멘트
메이저리그 지도자들의 강점은 인내심이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소속 선수에 대해서는 무한대의 애정을 표한다. 허슬 플레이와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지 않을 때는 비난도 서슴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면 부족해도 감싼다.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시범경기 첫 날 김현수를 기용하면서 “많은 출장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키고 있다.

김현수는 8일 사라소타 홈 에드 스미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네소타와의 경기에 좌익수 7번 타자로 타순이 강등되면서 2회 유격수 땅볼, 5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시범경기 18타수 무안타다. 이날도 3타석이 예상됐으나 미네소타 투수들에게 볼티모어 타자들이 눌려 7회 수비를 마치고 교체됐다. 시범경기 7전 전패인 쇼월터 감독은 경기 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18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볼티모어의 타격코치인 스콧 쿨바도 쇼월터 감독과 같은 생각이었다. 쿨바는 KBO 리그 현대에서도 활동한 지한파다. 쿨바는 MBC 허구연 해설위원과 대화를 나누며 “환경이 바뀌고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조급할 필요는 없다. 그는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며 느긋했다. 허 위원은 한국 야구를 잘 아는 쿨바에게 “김현수는 박병호, 이대호보다 시즌 대비가 느리다. 그들은 1월 중순 애리조나의 국내 팀에서 훈련을 하고 팀에 합류했다. 쿨바도 알다시피 한국은 훈련 스케줄이 빠르지 않느냐”며 그 점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쿨바 타격코치는 “원정 갈 때는 훈련이 부족하지만 홈에서는 충분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오늘은 내 스윙을 했다. 모두 땅볼이었지만 스윙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미네소타 원정 때보다는 표정이 밝았다. 하지만 6경기에서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다른 해외파들의 홈런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사실 올해 미국에 진출한 해외파 야수 가운데 김현수가 가장 빨리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병호와 이대호는 홈런을 노리는 장타자들이다. 시범경기부터 투수 적응에 애를 먹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김현수는 컨택트 히터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슬러거들보다 컨택트 히터가 가장 부진하다. 김현수가 언제쯤 반등의 기회를 포착할지 시범경기 초반의 관전 포인트다.

사라소타(플로리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