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L 데뷔전…3타수 무안타 3K로 혹독한 신고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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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해외파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미네소타 박병호(30)다. 한국의 홈런왕 출신이 미국 무대를 밟은 첫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3일 플로리다 그레이프프루트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보스턴의 스프링트레이닝 홈 포트마이어스의 제트블루 파크 원정경기.

이 구장의 공식명칭은 제트블루 파크 앳 펜웨이 사우스다.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와 펜스길이, 좌측의 그린몬스터 등을 본 떠 똑같이 만들어졌다. 관중석의 규모만 다를 뿐이다. 2012년 3월에 개장한 신축구장이다. 이날 보스턴의 홈 데뷔전에는 1만17명이 입장했다.

박병호는 경기 전 프리배팅에서 ‘그린몬스터’를 훌쩍 넘기며 장외홈런을 날리는 등 파워배팅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작 6번 지명타자로 나선 정규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3K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박병호의 데뷔전은 폴 몰리터 감독의 경기 후 “약간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했다”는 지적에서 드러났듯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서는 구단이 꾸준히 지켜보고 영입한 선수다. 공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타자다”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병호는 보스턴 선발 좌완 헨리 오웬스를 비롯해 3명의 투수를 상대로 총 11개의 볼을 봤다. 스크라이크가 9, 볼이 2개였다. 3타석이 1-2, 0-2, 0-2 등 볼카운트가 타자에게 절대 불리한 상황에서 삼진을 당했다. 직구, 변화구, 루킹 삼진 등 나쁜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11개의 볼을 보는 동안 헛스윙이 4개였고 타구를 맞힌 경우는 5회 파울볼이 유일했다. 1회 만루를 포함해 3타석 모두 주자를 두고 타석에 들어섰다. 개인 잔루가 6개였다.

애제자로 박병호와 인연이 깊은 김용달 전 LG 타격코치는 “투수의 투구에 밀리거나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데뷔전이라고 생각했는지 들떠 있는 표정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플로리다 캠프지를 방문 중인 김용달 전 코치는 박병호의 3타석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병호는 5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의 데뷔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했고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였다. 기록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의 출전 여부는 감독님이 결정할 일이다”고 말했다.

전날 김현수와 박병호의 데뷔전을 지켜본 김용달 전 타격코치는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면서 타석에 들어선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제 김현수가 말한 것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볼은 무브먼트가 심하다는데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특급투수들이나 무브먼트가 좋다. 다 그런 투수들이 아니다. 평소처럼 타격 밸런스만 유지하면 충분히 이곳에서 통할 수 있는 타자들이다“고 분석했다.

박병호는 4일 홈 포트마이어스 하먼드 스타디움에서 첫 야간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원정에는 팀의 간판 조 마우어 등은 불참했다.

포트마이어스(플로리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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