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 “체육계, 서로 갈등 떠나 발전적 고민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15시 50분


코멘트
“이미 통합하기로 한 마당에 작은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해관계를 떠나 무엇이 대한민국 체육을 위해 더 나은 길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체육계 내부의 갈등에 대해 김운용(85)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18일 “대한체육회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며 “통합절차를 진행해가면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대한체육회는 통합체육회의 일부 정관이 단체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사전협의 및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15일 열릴 예정이었던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에 불참했고, 총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IOC 위원, 부위원장,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등을 엮임한 체육계의 원로인 김 전 위원장은 “내가 IOC 넘버2(부위원장)로 있었는데 사전에 정관을 조목조목 허가받게 하지 않는다”며 “IOC는 그런 조직이 아니다. 그냥 우리 절차대로 진행하면서 나중에 협의하고 만약 수정요구가 있으면 그때 여러 가지를 고려해 고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IOC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쿠웨이트처럼 제재 받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 IOC는 경찰기관이 아니다. 아주 특별한 문제가 있을 때가 아니면 간섭하지 않는다”며 “정부 간섭이라는 것도 경계가 애매한 것이다. 올림픽도 정부가 보증을 안 서면 신청도 할 수 없다. 지원은 받으면서 관여는 하지 말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올림픽이나 세계대회를 몇 번이나 치른 나란데 IOC 징계를 받겠나”고 반문했다. 쿠웨이트는 국가올림픽위원장 및 각 경기 단체장들을 정부가 임명해 자율성을 해쳤다는 이유로 각종 대회에서 국기가 아닌 오륜기를 사용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한체육회가) 수정을 요구한 정관 중에 진짜 중요해 보이는 것은 잘 안보이더라”며 “정부도 대한체육회가 산하단체는 아니니 전통과 입지는 어느 정도 세워주는 유연성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