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불펜 리허설…매서니 감독 사로잡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8일 05시 45분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이 17일(한국시간)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롱토스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이 17일(한국시간)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롱토스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 포수 앉혀놓고 마운드서 첫 불펜피칭…지켜본 매서니 감독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해도 돼” 신뢰

투심·슬라이더·체인지업 곁들여
직구 위주로 30개 투구 구위점검
포수 프라이어 “볼끝 좋다” 감탄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불펜피칭에 돌입하며 메이저리그를 향한 ‘돌직구’ 예열을 시작했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46) 감독도 관심을 보였다.

오승환은 17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가 스프링캠프를 차릴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평지가 아닌 마운드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투구를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에 따르면, 오승환은 이날 30개 가량의 공을 던졌다. 아직 스프링캠프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을 수 없기 때문에 붉은 색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불펜 마운드에 서서 직구 위주로 던졌다. 여기에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곁들여 투구감각을 점검했다.

불펜피칭을 마친 오승환(오른쪽)이 마이크 매서니 감독(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불펜피칭을 마친 오승환(오른쪽)이 마이크 매서니 감독(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오승환의 불펜피칭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심히 지켜본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이 혹시나 의욕이 지나칠까봐 걱정되는지, 불펜피칭 후 통역 구기환 씨와 오승환을 불러 “베테랑이니 알아서 잘하리라 믿는다”고 신뢰를 보내면서도 “아직 스프링캠프는 시작도 안 했으니 본인의 방식대로 서둘지 말고 천천히 올리자”고 당부했다.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이 지난주 캠프에 합류하자마자 평지에서 캐치볼과 롱토스를 하는 모습만 보고도 “공이 엄청난 움직임으로 돌진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동영상도 지켜봤고, 구위나 경력 등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감독이 지켜보는 앞이라고 해서 오승환이 무리할까봐 “천천히 해도 된다”고 조언한 것이다. 명포수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투수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매서니 감독이다.

이날 오승환의 공을 받아준 포수는 에릭 프라이어(31)였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초청선수로 이번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프라이어는 “커터성 슬라이더가 아주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운 뒤 “직구 볼끝이 좋다”며 오승환 특유의 돌직구에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제 첫 불펜피칭일 뿐이었지만, 포수로서 공을 받아본 결과 돌직구의 힘을 느낀 모양이다.

한편 오승환은 미국생활에도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오승환 선수가 벌써 완벽하게 적응했다. 이곳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승환은 18일 세인트루이스 투·포수조의 리포트 데이에 맞춰 스프링캠프에 입소하고, 19일부터 공식 훈련을 진행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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