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리베로’ 앞세워 현대캐피탈 12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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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OK저축銀 강서브 무력화… 3-0 완파하며 승점 2점차 추격

배구에서는 전문 수비수인 리베로만 팀원들과 다른 색의 유니폼을 입는다. 그런데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신동광(27)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 다른 포지션 선수들처럼 흰색 옷을 입고 들어섰다. 그 대신 수비형 레프트 임동규(33)가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웜업존에서 대기했다.

그렇다고 신동광이 갑자기 공격수로 변신한 건 아니었다. 이날 신동광은 ‘원포인트 리시버’로 코트에 들어섰다. 서브 득점 2위(세트당 0.642개)를 기록하고 있던 상대 팀 OK저축은행의 시몬(29)이 서브를 넣을 때 외국인 공격수 오레올(30)을 대신해 수비수로 경기에 나선 것. 이러면 현대캐피탈은 여오현 플레잉코치(38)와 함께 코트에 리베로가 두 명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이날 꺼내든 ‘더블 리베로’ 카드는 3세트 22-23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신동광이 시몬의 스파이크 서브를 정확하게 받아내면서 현대캐피탈은 23-23 동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만약 서브 에이스를 허용했다면 OK저축은행에 세트 포인트를 내줄 수 있었던 위기였다. 3세트를 내줬다면 경기 향방도 알 수 없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이날 2015∼2016 NH농협 V리그 안방경기에서 OK저축은행에 3-0(25-21, 25-22, 28-26) 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신동광이 시몬의 서브를 잘 버텨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상대 팀이 위기 때 오레올에게 서브를 집중하기 때문에 생각해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리베로를 다른 포지션으로 돌리면 선수 교체 횟수(세트당 6회)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이런 작전을 쓸 순 없다.

이날 승리로 12연승을 기록한 2위 현대캐피탈(승점 63점)은 선두 OK저축은행에 승점 2점 차로 5라운드 일정을 마쳤다. 현대캐피탈 주장 문성민(30)은 “경기 일정이 빡빡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정규리그 우승 여부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일이지만 마지막까지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부 경기는 도로공사가 12연승 중이던 IBK기업은행을 3-1(25-22, 23-25, 25-17, 25-17)로 꺾었다.

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더블리베로#신동광#임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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