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고대했던 우승의 꿈은 날아갔지만…희망 찾은 최경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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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선수.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경주 선수.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경주(46·SK텔레콤)는 1타차 2위였던 18번 홀(파5)에서 꼭 버디를 해야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홀에서 핀까지 113야드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한 직후 허공을 쳐다보더니 “허허”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린에 떨어진 공이 홀에서 8m 떨어진 지점에 멈춰 섰기 때문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9번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 거리인데 맞바람이 분 데다 연못을 넘겨야 했기에 8번 아이언을 짧게 잡았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대했던 우승의 꿈은 강풍과 함께 날아갔지만 최경주는 모처럼 대회 기간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부활의 희망을 밝혔다.

최경주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 1타 뒤져 4년 8개월 만에 맛보려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날 악천후로 경기를 마치지 못한 최경주는 이날 11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해 보기 1개로 1타를 잃었다. 지난해 톱10에 한번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던 그는 2014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공동 2위) 이후 19개월 만에 10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다. 준우승 상금은 70만2000 달러(약 8억4000만 원)로 지난해 19개 대회에서 받은 44만 달러를 넘겼다.

최경주는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이 불어 오늘 이븐파 정도를 예상했는데 실수가 아쉽다. 드라이버가 210야드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심했다. 올해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 지난 두 세 달 강도 높게 훈련했는데 이번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내년 시즌 PGA투어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최경주의 세계 랭킹은 지난주 334위에서 137위까지 뛰어올랐다.

전날 경기가 중단되기 전에 거센 비바람이 부는 악조건에도 3언더파 69타로 4라운드를 마친 스데데커는 이날 연장전에 대비하며 연습을 하다 통산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편 이날 대회 주최 측은 강풍 피해에 따른 안전상의 우려로 ‘무 관중 경기’를 치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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