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용대는 나” 셔틀콕 유망주들 화순에 모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12일 05시 45분


한국배드민턴 꿈나무들의 요람인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 초·중·고·대 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13일부터 19일까지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와 이용대체육관에서 열린다. 스포츠동아DB
한국배드민턴 꿈나무들의 요람인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 초·중·고·대 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13일부터 19일까지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와 이용대체육관에서 열린다. 스포츠동아DB
■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 내일 개막

각급 대표팀 감독·임원들 유망주 찾기 위해 출동
차세대 셔틀콕스타 이준수·서승재 맞대결 기대


2009년부터 매해 여름이면 1000∼1500명의 배드민턴 꿈나무들이 전남 화순에 모였다. 최대 14개 코트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경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기합소리, 환호성, 탄성이 어우러져 체육관 전체가 쩌렁쩌렁 울렸다.

13일 개막하는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5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초·중·고·대학 대회지만, 각급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과 각 실업팀 코칭스태프 등이 모두 출동해 진지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대회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올림픽 효자종목인 한국배드민턴의 미래를 이끌 ‘제2의 이용대(27·삼성전기)’를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14개 코트를 향해 쉴 새 없이 눈길을 보낸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무대를 만나지 못하면 빛을 보기 어렵다.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셔틀콕 학생선수들에게 희망의 요람이자, 태극마크를 향한 급행열차다.

2003년 제36회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대회는 처음으로 중학부 경기를 신설했다. 고교팀 경기만 치러왔지만, 유망주 발굴이라는 대회의 취지를 살려 문호를 더 확대했다. 처음에는 중학부 경기가 많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선수가 한명 나타났다.

화순중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용대는 그 해 첫 중학부 대회에서 남자단식과 복식 우승을 휩쓸었다. 대형 꿈나무의 탄생에 모두가 흥분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김중수 전 감독(현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은 중학교 3학년 이용대를 곧장 태릉선수촌으로 불러 다른 20대 대표선수들과 함께 훈련시켰다. 이듬해인 2004년 이용대는 화순실고 1학년으로 남자복식에서 우승했고, 2학년 때인 2005년에는 단식과 복식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용대는 이효정(김천시청)과 함께 혼합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화순군청은 이용대의 올림픽제패를 기념해 매년 화순에서 전국학교대항선수권대회가 열릴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고장이 배출한 스포츠스타의 이름을 알리고 2000∼3000명의 학생선수 및 학부형이 찾는 대회를 통해 매년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용대는 중요 국제대회 스케줄이 없으면 매해 이 대회를 찾아 유망주들을 직접 만났다. 그가 자주 하는 말은 “빨리 태릉에서 만나자”다. 이용대는 “고교 1학년 때인 2004년, 형들을 이기고 우승했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지금 사인해달라고 하고, 사진찍자고 하는 학생들이 10년 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더 훌륭한 선수들이 돼 다시 꿈나무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3년 여름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는 또 한번 술렁였다. 남고부 단식 결승전을 1학년 이준수(매원고)와 서승재(군산동고)가 치르고 있었다. 이준수의 승리로 끝났고, 이용대도 이루지 못한 고교 1학년 단식 우승자가 탄생했다. 이제 고교 3학년이 된 이준수와 서승재는 또 한 차례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무럭무럭 성장해 서승재는 이미 국가대표팀에 뽑혀 차세대 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이준수도 여전히 가장 주목받는 주니어대표선수로, 이용대와 약속한 금빛 10년을 꿈꾸고 있다.

올해 대회는 13일부터 19일까지 7일간 열린다. 전국 153개 팀에서 13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토너먼트로 단체전과 개인전 정상을 가린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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