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의혹’ 전창진 잠적… 혐의 인정인가, 해명 준비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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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감독측 변호사 결백 주장… “지인 2명이 사업자금 요청하자
전 감독, 사채업자에 차용증 써줘… 승부조작은 지인들이 거짓말한것”

충격의 KBL 프로농구계가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설로 충격에 휩싸였다.
충격의 KBL 프로농구계가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설로 충격에 휩싸였다.
프로농구 전창진 감독(52·KGC)의 승부 조작 혐의와 관련해 한국농구연맹(KBL)은 26일 오후 긴급회의를 연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BL은 물론이고 소속 구단도 하루 종일 전 감독과 연락이 되지 않아 애를 태웠다.

전 감독이 자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알려진 뒤에도 해명은 물론이고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자 농구계에서는 전 감독의 혐의를 사실로 믿는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됐다. 인터넷에서도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사채까지 썼다니…. 사실이라면 실망이다”, “강동희 전 감독의 사례를 보고서도 그랬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등의 글을 올려 전 감독을 질타했다. 전 감독이 안양의 구단 사무실에 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22일. 이후 주변과 연락을 끊은 전 감독은 24일 밤 후배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복잡한 일이 있다. 당분간 연락이 안 될 테니 그리 알라”며 ‘잠적’을 예고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26일 현재 국내 모처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변호를 맡은 이정원 변호사는 “20일 전 감독과 처음 만나 이번 사안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연휴 내내 해명할 자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구속된 전 감독의 지인 2명은 불법 스포츠 도박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자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며 평소 잘 아는 전 감독에게 도움을 청했다. 돈이 없다는 전 감독에게 이들은 사채업자를 소개했고, 전 감독의 차용증을 받은 사채업자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줬다. 이 과정에서 지인 2명이 상환 능력을 의심하는 사채업자에게 “전 감독이 승부 조작을 해 돈을 따게 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결백하다면 왜 해명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변호사는 “지인들이 구속되자 전 감독이 겁을 먹은 것 같다. 제대로 준비해 오늘 조사를 받으려 했는데 경찰에서 언론에 터뜨리는 바람에 계획이 바뀌었다. 변호사로서 내일이라도 경찰과 만나 전 감독의 소환 일정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0조에 따르면 프로농구를 포함해 모든 프로스포츠 종사자는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도 구매할 수 없다. 감독, 선수는 물론이고 구단 직원도 해당된다. 이 조항을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KBL과 구단의 제재도 뒤따른다.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해서는 제재가 더 강력하다. 2013년 8월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이 불법 도박과 관련해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KBL은 곧바로 영구 제명을 결정했다. KGC는 “26일부터 코치들이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승부조작#전창진#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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