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 가능 상황 32회 중 7차례나 성공 “운 좋았다…슬라이더·낮은 공 재미 봤다” SK 윤희상도 병살타 유도율 20.7% 2위
사자성어로는 ‘일석이조’요, 고스톱 전문용어로는 ‘일타쌍피’다. 투수가 공 1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는 방법, 바로 병살타 유도다. 투수에게 이보다 더 효율적인 위기 타개책은 없다. 2015시즌도 이제 전체 일정의 4분의 1 이상을 지났다. 그러면서 데이터도 쌓이고 있다.
● 차우찬-윤희상 ‘일석이조 황제’
18일까지 병살타 유도율을 살펴보면 1위는 삼성 차우찬으로 나타났다. 병살타 가능상황 32회 중 7차례나 병살타를 유도했다. 병살타 유도율은 무려 21.9%에 이른다. 2위는 SK 윤희상으로 20.7%(29회 중 6회 성공)다. 그 뒤를 이어 한화 쉐인 유먼이 15.6%(45회 중 7회 성공), 롯데 브룩스 레일리가 15.2%(33회 중 5회 성공), KIA 양현종이 13.6%(59회 중 8회)를 기록하고 있다.
차우찬은 이에 대해 “올 시즌 운이 좋은 것 같다. 슬라이더로 병살타를 많이 유도했고, 커브로도 몇 개 재미를 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구가 높으면 병살타를 유도하기 힘들다. 올 시즌에도 5월초까지 병살타 유도가 많았는데, 최근 공이 높아지면서 성적도 좋지 않고 병살타를 잘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우찬은 지난해의 경우 병살타 유도와 거리가 먼 투수 중 한 명이었다. 84차례 병살타 가능상황에서 고작 2차례만 성공해 2.4%의 유도율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12.7%(102회 중 13회)로 준수했다. 어쨌든 올 시즌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다.
● 한현희 ‘병살타 한번 잡아봤으면…’
차우찬이 병살타 유도왕이라면, 한현희는 병살타와는 담을 쌓고 있는 투수다. ‘일타쌍피’는 남의 일이다. 올 시즌 병살타 유도 가능상황이 44차례 있었는데, 그 중 단 한 번도 병살에 성공하지 못했다. 병살타 유도 0개 투수로는 18일까지 규정이닝에 든 투수 25명 중 한현희가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불펜투수로 활약하던 한현희는 올 시즌 벌써 5승을 올리며 선발 변신에 성공하고 있지만, 아직 병살타 유도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대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아무래도 병살타를 유도하려면 떨어지는 계통의 확실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선발로 전환하면서 떨어지는 공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 스프링캠프에서 체인지업과 싱커를 연마하기는 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는 못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선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려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현희는 지난해 불펜으로 활약할 때도 72차례 병살타 유도 가능상황 중 4차례만 성공해 5.6%의 병살타 유도율을 기록했다.
두산 마야는 40차례 중 1회 성공(2.5%), 삼성 윤성환은 39차례 중 1회 성공(2.6%)을 기록했다. 특히 윤성환은 지난해에도 병살타 유도율이 8.1%(135회 중 11회)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0명 중 15위에 그쳤다. 특급투수인 그도 병살타 유도에서만큼은 재미를 보지 못하는 투수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