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분업’ 김용희표 시스템 야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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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투구수 조절로 선발·불펜 모두 무리주지 않아
야수진도 휴식 보장…서두르지 않고 힘 비축
전력질주하는 한화와 대비되는 행보로 주목

SK는 6일 사직 롯데전 선발로 박종훈(24)을 내세웠다. 일정상 윤희상, 김광현이 모두 등판할 수 있었음에도 SK 김용희 감독은 불펜으로 내려간 백인식을 대신해 5선발로 새로 내정된 박종훈을 올렸는데 의외로 5.2이닝 1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선발 첫 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타구에 발목을 맞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외국인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도 5일 2군 경기에서 실전등판을 마쳤지만, 김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당장 1승이 아쉬울 법한데도 김 감독은 ‘만만디’다. “승부처는 여름부터”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실제 숫자를 들여다봐도 SK는 기존 야구단들과 상당히 다른 노선을 걷고 있음이 확인된다.

● 투구수에서 드러나는 SK의 ‘시스템’

6일까지 SK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선수는 김광현이다. 35.1이닝 동안 585구를 던졌다. 투구수 톱20 안에 선수가 1명밖에 없는 팀은 SK와 한화뿐이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보직 파괴를 감행한 결과지만, SK는 다르다. 투수들의 등판경기수를 살펴보면 6일까지 한화는 권혁과 박정진이 18경기(공동 2위), 정대훈이 16경기다. 반면 SK는 정우람의 15경기가 최다다. 선발과 불펜 어디서도 무리를 주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SK 투수 중 김광현에 이어 윤희상이 528구, 메릴 켈리가 484구를 던졌다. 퀄리티스타트는 6번으로 kt와 공동 9위다. ‘벌떼야구’를 하는 한화가 5번으로 그 밑에 있다. 1위 삼성(19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 한화와 SK, 연말결산은?

김용희 감독은 SK가 한화에 스윕을 당할 때도 나름의 원칙을 깨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아직까진 시즌 전 계획의 오차범위 안에서 팀이 움직이고 있어 무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성에 차지 않은 스타트로 비칠지라도 지금은 힘을 비축할 때라는 소신이다. 투수뿐 아니라 야수진도 조금만 몸이 안 좋으면 철저할 정도로 휴식을 보장한다.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걸고 전력질주하는 한화와 대비되는 행보다. 이에 대해 스카이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한화의 방식과 SK의 방식 중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순 없다. 다만 기존의 한국 구단들이 가지 않는 길을 SK가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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