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외국인선수 영입 속앓이 “리우올림픽 때문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9일 05시 45분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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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내년 1월부터 올림픽 지역예선
영입 후보들 시즌 중 국가대표 차출 고민

2015∼2016시즌 V리그에서 활약할 남자 외국인선수의 선택을 앞둔 4개 구단에 변수가 생겼다. 바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다.

쿠바 3총사 시몬-레오-산체스와 계약에 합의한 OK저축은행-삼성화재-대한항공을 제외한 4개 팀은 요즘 외국인선수 물색에 한창이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서둘러 이탈리아 등을 돌며 선수들을 알아봤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최근 러시아를 다녀왔다. LIG손해보험 강성형 감독도 다양한 카드를 놓고 후보자들의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출발은 늦었지만, 종전과는 달리 공격적으로 외국인선수를 선발하겠다는 방침은 정했다.

4개 구단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이유는 국제배구 스케줄 때문이다. 2016년은 4년 주기로 찾아오는 올림픽의 해다. 유럽은 내년 1월부터 리우올림픽 지역예선에 들어간다. 우리도 남녀대표팀이 올림픽 지역예선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대회에 조만간 출전한다. 현재 각 구단이 영입 후보로 점찍은 외국인선수는 대부분 국가대표급이다. 시즌이 한창인 1월 한 달간 이들이 리우올림픽 예선 참가 때문에 대표팀에 차출되는 피해를 염두에 둬야 한다.

신영철 감독은 “그 때문에 고민이 많다. 국가대표가 아니면서 실력이 있는 선수를 골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시절 신영철 감독은 그와 관련한 경험을 이미 했다. “마틴이 슬로바키아대표팀에 차출되면서 한 라운드를 전패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선수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IG손해보험은 최근 가빈과 접촉했다. 캐나다대표인 가빈은 V리그 컴백을 원했고, 조건도 괜찮았지만 월드리그와 월드컵 등 국제경기에 캐나다대표로 참가한 뒤에야 올 수 있다고 했다. “10월 이후에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얘기에 선뜻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또 올림픽 예선에도 가야 한다”고 구단 관계자가 털어놓았다. 국가대표로 차출되지 않는 쿠바 국적의 망명선수나 대표팀에 뽑히지 않을 선수라는 조건에 ‘V리그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비싼 몸값까지 생각해서 결정해아 하는 복잡한 방정식이다.

자유계약 방식으로 선발하는 외국인선수 제도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남자부도 2016∼2017시즌부터는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돈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한다. 그래서 각 구단은 충분히 실탄을 준비했지만, 올림픽 예선 출전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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