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전승 불패신화’ 메이웨더 vs ‘8체급 석권 복싱영웅’ 파퀴아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4일 05시 45분


■ 5월 3일 프로복싱 ‘세기의 대결’

2009년부터 맞대결 논의 불구 수차례 무산
올해 NBA경기장서 우연히 만나 극적 성사
방송중계권료 등 총 4332억원 ‘돈의 전쟁’
보장된 대전료만 각각 1624억·1083억원

21세기 최고의 복싱 대전이 5월 3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세계권투평의회(WBC)와 국제복싱기구(WBO) 웰터급 통합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ESPN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 “계약 세부 내용을 두고 마찰을 빚었던 양측이 이날 ‘세기의 대결’ 계약서 최종안에 사인했다”고 보도했다.

● 악마의 복서 메이웨더, 수비도 뛰어나

메이웨더는 WBC 웰터급과 슈퍼웰터급, 세계권투협회(WBA) 웰터급, 슈퍼웰터급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통합챔피언이다. 프로에 입문한 이후 단 한번도 지지 않은 무패의 복서이기도 하다. 통산 전적은 47전47승(26KO)이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능력 또한 뛰어나다. 특히 어깨로 상대 주먹을 방어하는 숄더 롤(shoulder roll)은 그의 전매특허다. 경기를 치른 뒤에도 얼굴이 깨끗해 별명은 프리티 보이(pretty boy)다.

복싱 전문가들은 그에게 “악마적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메이웨더는 엄청난 대전료를 챙겨 스포츠스타 부자 순위에서도 상위권이다. 2012년(약 8500만달러·약 920억원)과 2014년(약 1억500만달러·약 1137억원)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연간 최다 수입 선수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 화끈한 공격력의 파퀴아오,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

파퀴아오는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다. 현역 하원의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빈민가에서 태어나 주먹 하나로 부와 명예를 얻은 입지전적 신화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왼손잡이 인파이터인 파퀴아오는 속사포 같은 폭발적 연타가 강점이다. 파워도 뛰어나다. 공격력만큼은 예술적 경지에 이르렀단 평이다. 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 석권의 금자탑을 쌓았고, 통산 전적은 64전57승(38KO)2무5패다.

특히 가정폭력, 인종차별 등으로 수차례 구설수에 휘말렸던 메이웨더와 달리,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파퀴아오는 스캔들이 거의 없었다. 2013년 12월 필리핀이 태풍으로 수해를 입었을 때는 복귀전 대전료 191억원을 고국의 이재민들에게 전액 기부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일각에선 훗날 필리핀의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할 정도다.

● 세기의 맞대결은 신이 만든 기회

두 선수의 맞대결 논의는 이미 2009년부터 시작됐다. 2010년 3월 대전이 성사되나 했지만, 메이웨더가 “파퀴아오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며 혈액검사를 포함한 올림픽 수준의 도핑테스트를 요구해 무산됐다. 이후 파퀴아오가 메이웨더를 “겁쟁이”라고 비난한 뒤, 약물 복용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첨예해졌다. 이후 2012년에도 대전이 추진됐지만, 수익 배분 등 세부 조항에서 합의를 보지 못해 협상이 깨졌다.

극적인 만남은 복싱장이 아니라 농구장에서 먼저 성사됐다. 올 1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에서 두 선수가 만나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그날 밤 메이웨더가 직접 파퀴아오의 숙소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대전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했다. 이후 양측의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당시 파퀴아오는 뉴욕을 경유하는 필리핀행 비행기가 악천후로 결항되자 우연한 기회에 농구장을 찾은 것이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신께서 만든 기회”라고 설명했다.

● 세기의 대결은 ‘돈의 전쟁’

둘의 맞대결을 둘러싼 천문학적 금액들도 화제다. 이 경기로 얻는 수입은 해외방송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익, 페이퍼뷰 등을 모두 합쳐 약 4억달러(약 43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미 메이웨더가 약 1억5000만달러(약 1624억원), 파퀴아오가 약 1억달러(약 1083억원)의 대전료를 보장받았다. 링 사이드에 위치한 좌석의 암표 가격은 무려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경기의 승자가 받는 챔피언 벨트는 무려 100만달러(약 10억800만원)짜리다. 순금과 에메랄드로 돼 있는 ‘보석 벨트’다. 파퀴아오가 당일 입을 트렁크에는 필리핀 기업 6개의 로고가 달릴 예정인데, 총 후원금은 225만달러(약 24억3000만원)다. 메이웨더는 이미 이날 2만5000만달러(약 2700만원)짜리 마우스피스를 낀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 초호화 마우스피스에는 다이아몬드와 금이 포함돼 있다.

세계 복싱 전문가와 도박사들은 메이웨더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메이웨더(2007년), 파퀴아오(2008년)와 모두 경기를 치러 패한 ‘복싱 스타’ 오스카 델라 호야(42·미국) 역시 “파퀴아오를 존경하지만 메이웨더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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