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상수, 배트 한자루에 후배사랑 담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0일 05시 45분


삼성 김상수-kt 이지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김상수-kt 이지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경북고 1년 후배 kt 이지찬에게 선물
고교시절 키스톤 콤비로 애틋함 더해

“반갑다, 후배야!”

삼성 유격수 김상수(25)는 제10구단 kt와의 주말 맞대결 동안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경북고 1년 후배인 kt 내야수 이지찬(24)이다. 김상수는 비로 kt전이 취소된 19일 대구구장에서 “지찬이와는 고등학교 때 같이 키스톤 콤비(유격수와 2루수)를 이루던 사이다.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좋아서 신나게 인사를 나눴다”고 귀띔했다.

경북고 출신인 김상수는 모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경북고는 류중일 감독과 이승엽 같은 야구계의 대스타들을 배출했고, 이제 김상수가 프로에서 그 스타군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상수 역시 “어디서든 고교 동문들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야구대제전 때도 그랬다. 고교별 졸업생 선수들과 재학생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최강자를 가리는 이 대회에서 김상수는 경북고 출신 후배들을 대거 이끌고 대회에 참가하는 ‘대장’ 역할을 했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비시즌에 마산에 내려가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경북고 유니폼을 입고 오랜만에 선후배들과 함께 뛰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경기가 끝난 뒤에는 다같이 오랜만에 야구부 숙소에 가서 함께 잤다”고 밝혔다.

게다가 키스톤 콤비는 눈빛만 봐도 통해야 할 만큼 호흡을 척척 맞춰야 하는 사이.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상수는 “나도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조언은 못 해줬다. 그래도 지찬이가 힘을 내고 열심히 하면서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말보다는 그냥 내가 쓰는 배트 한 자루를 선물했다”고 웃어 보였다.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한 김상수와 프로 생활의 첫 걸음을 내딛는 이지찬. 그들의 위치는 아직 많이 다르지만, 후배를 향한 선배의 격려는 충분히 전해졌을 듯하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