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선배 박인비 꺾고 시즌 첫 우승 “인비 언니 덕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5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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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친 자매처럼 가깝다. 둘 다 미국 LPGA투어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장식했고 매니지먼트 회사(IB월드와이드)도 같다. 미국에서 장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자주 동행하고 식사도 같이 해 ‘실과 바늘’로 불린다. 지난해 박인비가 결혼할 때 유소연은 후배 가운데 유일하게 들러리를 섰다.

평소 “언니” “동생”으로 부르면서 다정하게 지내는 사이지만 우승 경쟁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막판까지 같은 조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유소연이 2주 연속이자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박인비를 제치고 트로피를 안았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승자와 패자로 엇갈린 뒤 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축하와 위로의 포옹을 나눴다.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파73)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세계 랭킹 8위 유소연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로 4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79타로 전날 1타차 선두였던 세계 2위 박인비를 1타차로 제치고 시즌 첫 승이자 LET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8월 미국 LPGA투어 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7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한 유소연은 이날 7번 홀(파4)에서 티샷이 밀리며 현무암 담장위에 떨어져 언플레이어 볼을 선언한 뒤 더블보기를 해 선두에 3타차까지 뒤졌다. 하지만 11, 12번 홀 연속 버디로 역전에 성공한 뒤 공동 선두였던 17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유소연은 “난 원래 완벽주의 성격이라 플레이를 망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실수가 나와도 금세 털어버리는 인비 언니 덕분에 달라졌다. 오늘 우승도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소연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LET 개막 후 한국(계) 선수가 4개 대회를 연속 우승하는 강세를 유지했다. 미국LPGA투어에서도 한국(계) 선수는 시즌 개막 후 5연속 정상을 지켰다. 유소연과 박인비는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한국의 3연패도 합작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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