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쏘는 남자’ 박병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3일 06시 40분


넥센 박병호(왼쪽)는 유독 외국인선수를 잘 챙기고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LG에서 넥센으로 온 브래드 스나이더 역시 “박병호가 스테이크를 사줬다”며 싱글벙글이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 박병호(왼쪽)는 유독 외국인선수를 잘 챙기고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LG에서 넥센으로 온 브래드 스나이더 역시 “박병호가 스테이크를 사줬다”며 싱글벙글이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외국인선수들과 저녁식사…리더십 눈길

외국인선수 챙기는 그라운드의 리더!

연습경기를 끝내고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넥센의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어느 저녁 날. 넥센의 4번타자 1루수 박병호(29)는 말쑥한 사복으로 갈아입고 호텔 로비에서 서성거렸다. 이윽고 새 외국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0)와 브래드 스나이더(33), 그리고 앤디 밴 헤켄(36)까지 넥센 외국인 삼총사가 모두 모였다. 박병호는 선수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저녁식사를 위해 외출했다. 넥센의 주전급 선수들은 일과 외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날 회동(?)에 참가한 스나이더는 “근처 스테이크하우스에 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종종 있는 일이다”고 웃었다.

박병호는 호기심이 많다. 그리고 배움에 대한 갈증도 많다. 그는 외국인선수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의 문화를 배우며 그가 갖고 있는 궁금증을 채우고, 몇 마디 영어를 던지며 갈증을 푼다. 외국인선수들도 다정다감한 박병호의 모습에 기꺼이 시간을 내주고 함께 한다. 그들도 낯선 한국야구에 적응이라는 어려운 과제 앞에 조금 더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다. 외국인 담당(통)으로 통하고, 어린 선수들도 박병호를 유심히 지켜보며 따라하기에 나선다.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가 외국인선수들을 잘 챙기면서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칭찬한 바 있다.

스나이더는 박병호와 ‘절친’이 됐다. 애리조나에서 늘 붙어 다니며 장난을 쳤다. 그런 과정속에서 그는 시나브로 새 유니폼을 입은 넥센을 하나둘 알아가고 있다. 때론 스나이더가 ‘정통’ 영어를 구사해 박병호를 당혹하게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적절한 콩글리시를 엮어가며 모자랄 것 없는 소통을 주고받는다. 스나이더는 “(박)병호가 외국인선수들의 어려움을 잘 도와주려고 하는 것 같다. 통역 없이 얘기할 정도로 영어도 잘 한다”고 칭찬했다.

오키나와(일본)|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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