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 KT의 이재도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전창진 KT 감독은 시즌 중반 한번도 이재도를 칭찬하지 않았다. 이재도는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 감독의 칭찬을 처음 받았다. 전 감독이 직접 쓴 크리스마스카드를 통해서다. 전 감독은 카드에 “기량이 정말 많이 늘었다.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해줘서 고맙고 팀에 큰 도움이 됐다”며 칭찬을 아낌없이 적었다. ‘호랑이’ 전 감독이 1년에 단 한 번 인자한 산타로 변하는 연말이다.
28일 전자랜드에 승리하며 5위에 안착한 KT는 훈훈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KT는 조성민 송영진 전태풍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자리를 비우면서 베스트5가 한 코트에 모인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시즌 초반 8연패에 빠지는 등 성적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재도 김승원 박철호 등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중위권에 자리 잡았다.
3일 복귀한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의 활약도 컸다. KT는 24일 동부와의 경기부터 3연승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성적 못지않게 팀 분위기도 따뜻하다. 전 감독이 선수들에게 직접 준비한 크리스마스카드와 선물을 건네며 격려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이 10여 년 전부터 항상 챙겨온 일이다. 전 감독은 “평소 다정한 말을 못하는 성격이라 1년간 노력해 준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좋은 이야기도 해주고 싶어서 연애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카드를 쓴다”며 웃었다. 3시즌째(2010∼2012, 2014∼2015) 한솥밥을 먹은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는 올해 전 감독을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해 보답하기도 했다.
어느 때보다 팀 분위기가 좋지만 전 감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송영진 전태풍의 공백으로 전력이 완벽하지 않은 데다 새해부터 SK(1월 1일) 모비스(1월 5일) 등 강팀과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전 감독은 “5위를 지키는 것도 불안한 상황이다. 한 경기도 쉬어 갈 경기가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팀의 주축 조성민도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 나가면 플레이오프도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SK는 29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KCC를 70-65로 꺾고 시즌 23번째 승리를 챙겼다. KCC는 7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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