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스포츠대상] 김효주 “남희석 아저씨 다시 태어나세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3일 06시 40분


“아저씨는 다시 태어나시는 게….” ‘골프여왕’ 김효주(오른쪽)가 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4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프로골프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다. 김효주는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느냐’는 사회자 남희석의 질문에 “아저씨는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것 같다”고 답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아저씨는 다시 태어나시는 게….” ‘골프여왕’ 김효주(오른쪽)가 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4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프로골프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다. 김효주는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느냐’는 사회자 남희석의 질문에 “아저씨는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것 같다”고 답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 ‘입담 퀸’ 김효주 인기폭발

‘어떻게하면 골프 잘 칠 수 있나’ 묻자
재치있는 대답으로 남희석에 KO펀치
“나중에 아이 낳아도 돈드는 골프는 노”

“아저씨는 다시 태어나세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새 여왕으로 등극한 김효주(19·롯데)가 재치 있는 입담으로 2014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시상식. 여자프로골프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김효주는 이날 최고의 인기스타가 됐다. 특히 그녀는 당당함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딱딱했던 시상식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았다.

수상을 마친 김효주는 먼저 “여기 오신 분들 가운데 가장 막내인 것 같아 소감을 짧게 하겠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자 사회자 남희석이 김효주에게 다가가 슬슬 장난(?)을 걸었다. 둘은 평소에도 친분이 있는 사이다.

남희석은 “잘 떨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실제로 그런가.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효주는 “사실은 나도 많이 떤다. 지금도 떨고 있다. 하지만 떠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고 답했다. 여기까지는 여느 시상식과 다르지 않았다. 이후 질문의 강도가 조금씩 세졌다. 남희석은 “올해 10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었다. 그 돈을 다 어디에 쓸건가”라고 했고, 김효주는 “제 나이에 어마어마한 상금을 받았다.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그 돈이 다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한번도 만져보지 못했고 본 적도 없다”며 피해갔다.

남희석은 계속해서 김효주를 물고(?) 늘어졌다.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골프를 시킬 것이냐”고 물었고, 김효주는 “내 아이에게는 절대로 골프를 시키지 않겠다. 골프인구가 늘어나는 건 좋은 건데 내 아이에게는 시키고 싶지 않다.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돈도 많이 든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을 펑펑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골프 마니아들을 위한 공식 질문이 계속됐다. 남희석이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김효주는 “평소에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보통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연습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연습을 많이 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아저씨(남희석)는 골프를 잘 치려면 다시 태어나세요”라고 말해 순식간에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김효주의 계획된 ‘설정’이었다. 미리 질문을 예상했던 김효주는 시상식 전 “아저씨(남희석)한테 짓궂게 해도 되나”라며 각본을 짜뒀다. 19세 김효주의 재치에 베테랑 사회자 남희석이 제대로 당했다.

시상식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김효주는 이날 받은 상금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그녀는 “큰 돈은 아니지만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열린의사회에 기부하겠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