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 ‘요코하마 클래식’ 제패…5년만에 美LPGA 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9월 23일 06시 40분


허미정.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허미정.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골프백 메 주신 아버지 고마워요”

최종합계 21언더파…스테이시 루이스 제압
2009년 이후 슬럼프…3년간 스윙교정 노력
부친, 사업 정리하고 미국서 딸 뒷바라지만

또 한 명의 ‘세리 키즈’ 허미정(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우승상금 19만5000달러)에서 우승했다.

허미정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트레일(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17언더파 271타로 2위를 차지했다.

무려 5년 만의 우승이다. 다시 우승트로피를 품기까지는 믿음과 아버지의 헌신적 뒷바라지가 있었다.

허미정은 루키 시절이던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부진에 빠졌고, 4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살아남기 위해 스윙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지난 3년간 스윙 교정에 전념했다. 페이드(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을 드로(왼쪽으로 휘어지는) 구질로 바꾸는 훈련을 계속해왔다. 사실 프로골퍼가 10년 넘게 몸에 밴 스윙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허미정도 스윙을 교정하는 동안 성적이 떨어지면서 초조해하기도 했다. 새로운 스윙을 완성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승에 대한 간절함과 믿음이었다.

허미정은 “바꾼 스윙에 적응하지 못했고, 성적이 떨어져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스윙에 적응하게 됐고,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언젠가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늘이 됐다. 행복하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노력도 큰 힘이 됐다. 부친 허관무(60) 씨는 딸이 부진에 빠지자, 사업까지 정리하고 미국으로 날아갔다. 아버지는 어린시절부터 딸에게 스윙을 가르쳐온 스승이었다.

아버지는 이번 대회에서 딸의 백을 메고 함께 경기에 나섰다. 허미정은 “아버지께서 허리가 아프지만 나를 위해 기꺼이 백을 메주셨다. 이번 대회에서도 퍼트 실수가 나올 때마다 아버지가 잘못된 점을 지적해줬다. 그런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5년 만에 우승한 딸의 등을 두드리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위로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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