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합의판정의 날…웃고 운 감독들, 이만수 3타점 적시타-김시진 빛바랜 2타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14일 06시 40분


심판합의판정의 날이었다. SK 이만수 감독은 13일 잠실 LG전에서 2차례 비디오판독에 성공했고, 롯데 김시진 감독(오른쪽)도 같은 날 사직 넥센전에서 강정호의 홈런타구를 2루타로 번복시키는 등 2차례 합의판정을 이끌어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심판합의판정의 날이었다. SK 이만수 감독은 13일 잠실 LG전에서 2차례 비디오판독에 성공했고, 롯데 김시진 감독(오른쪽)도 같은 날 사직 넥센전에서 강정호의 홈런타구를 2루타로 번복시키는 등 2차례 합의판정을 이끌어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심판합의판정의 날…웃고 운 감독들

이만수, 한 이닝 2구 연속 번복…LG 제압
김시진, 두차례 판정 번복 성공 불구 5연패

SK 이만수 감독은 3타점을 기록했고, 롯데 김시진 감독은 2타점을 올렸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경기에 끼친 영향은 실제로 그랬다. 바로 심판합의판정 결과였다. 치열한 4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열린 프로야구에서 심판합의판정 결과가 경쟁팀들을 울리고 웃겼다.

● SK 이만수 감독의 3타점 적시타!

잠실구장에서는 SK 측의 연이은 심판합의판정 요청이 승부의 물꼬를 바꿔놓았다. 1-3으로 뒤진 4회초 2사 1루. 임훈 타석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볼에 나주환은 2루도루를 시도했다. 박종철 2루심의 최초판정은 아웃. 나주환은 벤치를 향해 급하게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자 이만수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이 감독은 전날 5회에 상대타자 오지환이 내야땅볼로 1루에서 세이프 됐을 때 합의판정을 요청했지만 30초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심판에게 거절당한 바 있다. 더군다나 이날은 제3아웃으로 공수교대가 되는 상황이어서 10초 이내에 요청을 해야 했다. 이 감독은 번개처럼 달려나와 심판에게 합의판정을 요구했다. 결국 유격수 오지환의 태그에 앞서 나주환의 발이 베이스에 빨리 도달했다는 결론이 나면서 판정이 번복됐다.

2사 2루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선 LG 선발투수 류제국은 볼카운트 1B-1S 상태에서 임훈을 상대로 첫 공을 던졌다. 그런데 임훈이 ‘투구에 맞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만수 감독은 다시 번개처럼 튀어나와 합의판정을 요청했고, 결국 공이 유니폼에 ‘묻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게 스친 것으로 나타나 판정이 또 번복됐다.

류제국은 ‘멘붕’이 왔는지 급격히 무너졌다. 후속타자 정상호가 적시타를 치면서 SK는 2-3으로 따라붙었고, 폭투로 2·3루가 되자 대타 한동민이 또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SK는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 이닝, 한 타자에, 2구 연속 합의판정이 나오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 어쨌든 이 감독은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져 3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어서 이 감독도 어쩔 수 없이 웃어버린 장면이 나왔다. 계속된 2사 1루서 조동화가 투수 쪽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질주했는데 아웃으로 선언됐다. 그러나 규정상 한 경기에 한 팀이 합의판정을 요청할 수 있는 기회는 단 두 번뿐. 이 감독은 다시 심판에게 나가려다 그냥 허탈한 웃음만 터뜨렸다. TV 화면으로 다시 보니 세이프였다. 어쨌든 이 감독의 3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SK는 LG를 8-5로 꺾고 4위 롯데에 3게임차로 따라붙었다.

● 김시진 감독의 빛바랜 2타점 적시타!

이 감독이 3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면, 롯데 김시진 감독 합의판정으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롯데가 2-3으로 끌려가던 2회 2사 1·2루 넥센 공격. 강정호의 우중간 타구는 홈런으로 판정됐다. 그러나 김 감독의 합의판정 요청으로 중계화면을 본 결과 타구는 펜스 상단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3점홈런이 아니라 2타점 2루타가 됐다.

합의판정으로 1점을 얻은 김 감독은 5회에도 합의판정 요청으로 효과를 봤다. 4-6으로 뒤진 5회말 1사 1·3루서 황재균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손아섭이 태그업을 통해 홈을 파고들었다. 주심의 최초 판정은 아웃. 문우람의 송구를 받은 넥센 포수 박동원의 태그가 빨랐다는 것이었다. 결국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세이프. 그러나 롯데는 5-8로 패해 김시진 감독의 2타점 적시타는 빛이 바랬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