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여자 단식은 취약했다. 1994년 방수현이 히로시마 대회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뒤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20년 만의 여자 단식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이스 성지현(23·MG새마을금고·사진)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코리아리그가 열리고 있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만난 성지현은 “홈 팬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난다. 좋은 성적을 내도록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세계 랭킹 5위인 성지현은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지난달 대만오픈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7일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대표팀 합숙 훈련에 참가한 뒤 이달 말 덴마크 세계 개인선수권에서 마지막 실전 테스트를 치른다. 성지현은 “공격 파워와 체력을 보강할 생각이다. 중국 선수들의 빠른 플레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수비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면서 훈련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성지현은 매일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과거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장단점을 분석하는 일도 빼먹지 않고 있다. “경기가 안 풀리면 급해지는 경향이 많다. 어떤 상황에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셔틀콕 2세로 유명한 성지현은 부모님이 모두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 출신. 아버지 성한국 MG새마을금고 감독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단식 동메달을 땄으며, 어머니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는 같은 대회에서 복식 은메달, 단식과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부녀(모녀)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를 노리는 성지현은 “엄마 아빠만큼은 해야 할 텐데”라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최대한 실력을 발휘하겠다”며 웃었다.
성지현이 이끈 MG새마을금고는 이날 끝난 코리아리그 예선 여자부를 2위(10승 1패)로 마쳐 12월 파이널 대회 4강에 직행했다. 삼성전기는 남녀부에서 모두 11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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