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2명 평영 쿠데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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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배 양지원 100m-50m 2관왕
권민지도 백수연 꺾고 200m 대표로

권민지(왼쪽)와 양지원. 대한수영연맹 제공
권민지(왼쪽)와 양지원. 대한수영연맹 제공
‘인어들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

한국 여자 평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평영 200m 금메달리스트 정다래(23·경남체육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평영 100m 동메달리스트 백수연(23·강원도청)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아시아 무대에서 주가를 높였다. 그런데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세대교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부터 김천실내수영장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리고 있는 MBC배 수영대회에서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의 활약에 가려 있었지만 여고부 평영 유망주들의 반란이 거셌다.

평영 100m에서는 소사고(경기) 2학년 양지원(17)이 펄펄 날았다. 양지원은 16일 열린 여고부 평영 100m 결선에서 1분8초83의 대회신기록(종전 1분9초78)으로 우승하며 여자 일반부에서 1분9초57을 기록한 백수연을 제치고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지난해 제85회 동아수영 평영 3관왕(50m, 100m, 200m)으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던 양지원은 백수연이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세운 한국기록(1분8초31)에 0.52초차로 근접하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양지원은 20일 평영 50m에서도 31초94로 우승해 평영 2관왕이 됐다.

평영 200m에서는 또 다른 여고생이 백수연을 가로막았다. 서울체고 3학년 권민지(18)가 19일 열린 여고부 평영 200m 결선에서 2분26초87을 기록해 여자 일반부에서 2분27초04를 기록한 백수연을 따돌리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권민지는 2009년 정슬기(당시 부산체육회)가 세운 한국기록(2분24초20)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역시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백수연과 ‘2톱’ 체제를 이뤄온 정다래는 여자 일반부 100m(1분11초05)와 200m(2분31초29)에서 각각 4, 5위로 처지며 고개를 숙였다.

안종택 수영대표팀 감독은 “여자 평영의 세대교체 과정이 시작됐다. 양지원과 권민지가 급성장하고 있다. 양지원은 기술이 좋고 권민지는 근성이 탁월해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백수연도 아직 경쟁력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태환은 19일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에서 48초68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자유형 200m와 400m, 개인혼영 200m, 계영 800m 등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MBC배 수영대회#양지원#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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