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10실점…‘삼바축구’ 브라질 심장이 멎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14일 06시 40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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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전 1-7 이어 네덜란드에 0-3 완패…안방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4위 굴욕

치아구 실바 복귀했지만 수비진 완전 붕괴
66년 월드컵 후 48년만에 2경기 연속 패배
지나친 네이마르 의존…치욕의 부메랑으로
네덜란드 판 할 감독은 넘버3 GK 기용 여유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안방에서다.

‘삼바군단’ 브라질이 13일(한국시간) 브라질리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브라질월드컵 3·4위전에서 무기력한 졸전 끝에 네덜란드에 0-3으로 완패했다. 준결승과 3·4위전, 2경기에서 고작 1골만 넣고 무려 10실점한 채 허무하게 대회를 마쳤다. 자국에서 64년 만에 개최된 월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던 브라질의 야망은 앞선 독일과의 4강전 1-7 참패로 산산조각이 났다. 유종의 미라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끌었던 3·4위전에서도 다시 좌절을 되풀이하고 말았다. ‘축구의 나라’임을 자부해온 브라질의 대몰락이다.

● ‘공황 상태’ 빠진 브라질

이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브라질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신성’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를 필두로 프레드(31·플루미넨세), 헐크(28·제니트) 등 막강 공격력을 갖춘 데다, 개최국의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어 우승에 가장 근접해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네이마르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결정적 패착이 됐다.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낙마하고, 수비의 축이자 주장인 치아구 실바(30·파리 생제르맹)가 경고누적으로 빠지자 준결승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1-7이라는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미네이랑의 참사’로 기억될 독일전 패배 후 화난 군중이 소요사태를 일으키는 등 브라질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네이마르는 결국 눈물로 자국민을 위로하고, 3·4위전에 나설 동료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6) 감독도 네덜란드전에 앞서 심기일전을 다짐했지만, 이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실바가 복귀한 네덜란드전에서 스콜라리 감독은 헐크와 프레드를 모두 선발에서 제외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마저도 속절없었다. 독일과 함께 유럽세를 대표해온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벽 또한 높았다.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 패한 것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8년 만이다.

● 끝까지 치욕 안긴 네덜란드

아르헨티나와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2-4로 석패했던 네덜란드는 뒷심을 발휘하며 브라질을 꺾고 3위로 이번 월드컵을 마감했다. 그동안 역대 월드컵에서 3차례 결승에 올라 매번 준우승에 그쳤던 네덜란드는 월드컵 3·4위전에서 첫 승을 따내는 ‘의미 있는 소득’을 얻었다. 네덜란드는 1998프랑스월드컵 3·4위전에선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해 4위를 기록했다. 전반 3분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페널티킥으로 손쉽게 선제골을 올린 네덜란드는 전반 17분 달레이 블린트(24·아약스 암스테르담)의 추가골과 후반 46분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둠(24·아인트호벤)의 쐐기골로 완승을 거뒀다. 판 페르시는 이번 대회 4호 골로 득점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네덜란드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종료 직전 무실점 선방을 펼치던 골키퍼 야스퍼 실리센(25·아약스 암스테르담) 대신 이번 대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던 ‘넘버 3’ 골키퍼 미셸 포름(31·스완지시티)을 투입했다. 필드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까지 교체하며 브라질의 자존심을 마지막까지 짓밟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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