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명 이어 올해는 18명 일본 초청 소프트뱅크 경기관람 후 1시간 동안 담소 사인볼·배트에 18명 이름 일일이 적어 선물
“하루에 밥은 얼마나 많이 먹어요?”
‘대한민국 4번 타자’로 불리며 언제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일본 리그를 압도하는 이대호(32·소프트뱅크)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질문하는 중학생 팬 앞에서 큰 웃음부터 터트렸다.
8일 일본 후쿠오카 힐튼호텔. 이대호는 배트 18자루와 공 18개에 정성껏 사인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자신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중학생 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둥근 공과, 둥근 배트 곡선에 하는 사인은 생각보다 힘이 들고 신경 쓰인다. 그러나 이대호는 “멀리서 왔는데 이거라도 선물하고 싶다. 한 명 한 명 주면서 받는 학생 이름도 쓰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면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일본리그에 진출한 2012년부터 에어부산과 함께 자신이 친 홈런 숫자만큼 부산·경남 지역 중학생 팬들을 일본으로 초청하는 ‘꿈의 활주로 프로젝트-드림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12명, 지난해는 20명을 오릭스 홈인 오사카로 초청했었다. 올해는 7일까지 12개의 홈런을 쳤지만 빨리 더 많은 홈런을 치겠다는 다짐과 함께 6명을 더해 18명과 처음으로 소프트뱅크 홈 후쿠오카에서 함께했다.
초청된 학생들은 8일 이대호와 함께 점심을 함께 먹고 1시간여 대화를 나눴다. 오후에는 후쿠오카 야후돔 오릭스전을 관람하며 이대호를 응원했다.
인터넷으로 신청 후 추첨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한국리그와 일본리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같은 깊이 있는 궁금증부터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냐?’ 등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들의 스타를 향해 호기심을 풀어놨다.
이대호는 “말이 잘 안 통해 불편하고 야구장이 훨씬 커서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다. 더 노력해서 많이 치고 더 많은 학생들을 초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스타’ 효린을 좋아한다. 이유는 딸이랑 이름이 같아서다”, “식사량? 사실 경기 전에 먹지 않아 하루 두 끼만 먹는데, 경기 후 저녁을 많이 먹어서 살이 안 빠진다” 등 솔직하게 답했다.
이대호는 “예전에는 ‘오늘 못 치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 속에 살았다. 롯데에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만난 후 ‘할 수 있다’, ‘웃으며 즐기며 하자’ 그런 말을 들으며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 우리가 처음 만나 어색했지만 조금씩 웃으면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 우리 모두 함께 더 많이 웃으면서 꿈을 향해 노력하자”는 울림 있는 말로 사인 배트, 사인 공 보다 더 값진 선물을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안겼다.
한편 이대호는 이날 퍼시픽리그 6월 타자부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월간 MVP 수상은 통산 3번째. 이대호는 6월 18경기에서 타율 0.400(75타수 30안타)에 3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