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히스패닉 열기 때문에… 美, 월드컵 시청률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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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시청률 기준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다. 적어도 이번 월드컵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그렇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미국-포르투갈 경기는 약 2470만 명이 시청했다. 올해 이보다 시청자가 많았던 경기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비롯한 미식축구 경기밖에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94년 미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며 축구 인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미국 월드컵은 역대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대회로 남아 있지만 미국 내 축구 열기는 전반적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미국 내 축구 열기가 적은데도 1994년 미국 월드컵이 관중 동원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월드컵을 보려고 미국인들이 TV 앞으로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히스패닉 인구 증가다. 히스패닉은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 사람을 일컫는 말. 히스패닉 중에는 중남미의 영향을 받은 축구광이 많다. 2010 미국인구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히스패닉이라고 밝힌 사람이 전체 인구의 16.3%였다. 1990년과 비교해도 2.25배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미국-포르투갈 경기 시청자 중 26.3%가 스페인어 채널 ‘유니비전’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이 관중 동원에 성공한 것도 축구를 좋아하는 히스패닉과 아시아계를 끌어들인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공영라디오(NPR)는 “메이저리그를 제외하면 미국에는 현재 시즌이 한창인 프로스포츠 리그가 없다. 미국인들에게 야구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기 때문에 월드컵에 열광하는 것”이라며 “축구에 열광하는 팬도 많지만 그저 애국심 때문에 월드컵을 보는 팬들도 적지 않다”고 풀이했다. 이 방송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미국에서는 축구가 아니라 월드컵이 인기 있는 것”이라는 답변이 47%로 가장 많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월드컵#시청률#미식축구#히스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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