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내 발끝을 주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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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공격의 핵 손흥민 vs 페굴리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이겨야만 ‘월드컵 축제’를 더 즐길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3일 맞붙는 한국과 알제리는 ‘비기는 경기’가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러시아와 1-1로 비긴 한국은 알제리와 비겨도 벨기에와의 최종 3차전에서 이기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벨기에가 H조 최강이라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벨기에에 1-2로 진 알제리는 비기거나 진다면 이번 월드컵은 ‘끝’이다. 서로 꼭 이겨야 하는 이유다.

한국과 알제리의 ‘필승 카드’로 손흥민(22·레버쿠젠)과 소피안 페굴리(24·발렌시아)가 주목받고 있다. 유럽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의 활약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페굴리는 첫 경기에서 나란히 측면 공격수로 나서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았다.

손흥민은 러시아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맨 오브 더 매치(MOM·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결정적인 슈팅이 하늘로 솟는 바람에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좌우를 넘나들며 상대 수비를 흔든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 씨의 지도로 ‘킬러 본능’을 키웠다. 페널티 지역 내에서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매일 수백 번의 슈팅을 했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2012∼2013 시즌 12골을 터뜨려 ‘제2의 차붐’으로 주목받은 원동력이다. 손흥민은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1970년대 유럽 빅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알제리 출신 프랑스의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에 빗대 ‘알제리의 지단’으로 불리는 페굴리는 드리블과 정교한 패스가 일품이다. 중앙과 측면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도 상대 수비를 흔들어 전반 23분 얀 페르통언의 파울을 유도하고 선제 페널티킥도 성공시켰다.

페굴리의 골은 알제리가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이번까지 4회 본선 도전에서 넣은 첫 골이었다.

손흥민과 페굴리는 서로의 존재감을 인정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발렌시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페굴리는 상당히 위협적인 선수다. 잘 분석해 제대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페굴리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분데스리가에서 골을 많이 넣은 손흥민은 갈수록 막기 어려운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번엔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한 손흥민과 페굴리. 과연 누가 웃을 것인가. 팬들이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알제리#손흥민#소피안 페굴리#브라질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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