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vs 오승환 둘 다 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6일 06시 40분


이대호-오승환. 사진|스포츠동아DB·LG트윈스
이대호-오승환. 사진|스포츠동아DB·LG트윈스
일본서 첫 맞대결…이대호 안타·오승환 시즌 12S

넥센-삼성전이 열린 24일 대구구장. 경기 시작 20분 전인 오후 4시 40분쯤 갑자기 전광판에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지난해까지 삼성의 뒷문을 지켰던 ‘끝판대장’ 오승환(32)이었다.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소방수로 활약하고 있는 오승환은 이날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교류전(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9회말 4-3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막 마운드에 오른 참이었다.

그러나 삼성이 단지 오승환 때문에 이 경기를 전광판으로 중계한 것은 아니다. 무사 1루에서 이번엔 타석에 또 한 명의 낯익은 얼굴이 들어섰다. 소프트뱅크 이대호(32).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동갑내기 투타 영웅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순간이었다.

한국 팬들이 기다리던 빅 매치가 1점차 살얼음판 승부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데다, 때마침 대구 경기 개시 직전에 펼쳐지는 행운까지 겹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야구장에 미리 들어와 있던 팬들이 구단 관계자를 통해 전광판을 활용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구단 역시 경기 전이라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넥센과 삼성 선수들까지 전광판을 바라보며 오승환과 이대호의 맞대결을 주목하는 진풍경까지 펼쳐졌다.

그렇다면 승자는 누구였을까. 일단 둘의 맞대결에서는 이대호가 이겼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바깥쪽 슬라이더(137km)를 받아쳐 좌전안타를 때렸다. 한국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25타수 8안타 3홈런을 기록했던 타자다웠다. 그러나 2연속 안타 허용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오승환은 이후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아내면서 실점 없이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해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결과적으로는 두 선수 모두 웃은 셈이다.

한편 25일 이대호는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교류전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타율은 0.283에서 0.281로 조금 떨어졌으며, 팀은 1-2로 패했다. 오승환은 이날 지바롯데 교류전에서 한신이 2-5로 패해 등판 기회가 없었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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