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김강민·민병헌·박민우 ‘만능 1번 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2일 06시 40분


1번타자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자신만 잘 살아서 나가면 칭찬받던 역할에서 벗어나 찬스에서 타점도 많이 올리고 장타도 잘 치는 1번타자가 요즘은 더 대접을 받는다. 왼쪽부터 신개념 1번타자를 대표하는 SK 김강민, 두산 민병헌, 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1번타자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자신만 잘 살아서 나가면 칭찬받던 역할에서 벗어나 찬스에서 타점도 많이 올리고 장타도 잘 치는 1번타자가 요즘은 더 대접을 받는다. 왼쪽부터 신개념 1번타자를 대표하는 SK 김강민, 두산 민병헌, 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출루·도루·득점은 기본…장타력도 갖춰
찬스 때마다 타점…‘만능 리드오프’ 활약

김강민 7홈런 21타점…중심타자와 어깨
민병헌 장타율 0.649…타점도 팀내 2위


현대시대는 ‘멀티태스킹’을 추구한다. 프로야구도 하나의 포지션만을 고집하지 않는 멀티플레이어가 대세다. 올 시즌에는 출루, 도루, 득점도 잘 하지만 찬스 때 타점을 쓸어 담고, 장타도 뻥뻥치는 ‘만능 1번타자’가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SK 김강민, 두산 민병헌, NC 박민우가 그 주인공들이다.

● 만점짜리 리드오프

1번타자는 할 일이 많다. 출루해서, 상대배터리를 괴롭히다가 도루하고, 후속타 때 득점까지 올려야 한다. 민병헌은 “공을 일단 많이 봐야한다. 내가 살아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첫 타석인 만큼 상대투수의 컨디션, 야수들의 수비 위치, 움직임 등을 나뿐 아니라 팀 동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강민, 민병헌, 박민우는 훌륭한 리드오프다. 김강민은 20일까지 타율 0.318에 출루율 0.402, 12도루, 득점도 36개로 팀 내 1위다. 민병헌은 타율 0.385에 출루율 0.434, 35득점을 올렸다. 도루는 4개밖에 없지만 잘 치고 잘 출루해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박민우는 올해 1군 2년차 신인임에도 타율 0.325, 출루율 0.414, 26득점을 기록중이다. 도루를 17개나 성공하며 1번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중심타자 못지않은 활약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김강민, 민병헌, 박민우는 1번타자지만 범상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하며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20일 현재 김강민은 장타율이 0.561이다. 홈런을 7개를 때려냈고, 21타점을 올렸다. 박정권(24타점), 최정(27타점), 이재원(26타점) 등 중심타자와 비슷한 타점수를 기록 중이다. 민병헌의 장타율은 무려 0.649다. 8홈런을 때려냈고 2루타가 11개, 3루타가 2개다. 38타점으로 김현수(40타점) 다음으로 팀 내 타점이 많다. 박민우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홈런은 없지만 타점을 18개나 기록했다. 득점권타율도 0.394로 높다. 특히 득점권에서의 장타율이 0.576. 1번타자지만 주자가 있을 때 장타를 때려낼 줄 안다는 얘기다.

민병헌은 “내가 타점이 많은 것은 8번이나 9번 하위타선이 잘 출루해주니까 나에게 타점 기회가 오는 것”이라며 공을 돌리지만, 이 또한 만능 1번타자의 효과다. 상대배터리가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중심타선(3∼4∼5번)이 지나면 조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찬스 때 칠 줄 아는 1번타자 덕분에 하위타선과의 승부가 이전보다는 더 까다로워진 것이다. 재주 많은 리드오프가 타선을 더 견고해지게 만들고 있다.

마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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