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 지킨 모비스, 복수심도 가로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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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PO 첫판 가로채기 12개… 외곽포까지 터져 9점차 완승
작년 챔프전 완패 설욕 다짐 SK… 실책 16개에 리바운드도 밀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한때 낚시가 취미였다. 붕어를 많이 낚으려면 입질을 자주 받을 수 있는 포인트 선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유 감독은 23일 울산에서 열린 5전 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포인트’를 제대로 짚었다. 유기적인 협력 수비로 SK의 공격을 한쪽으로 몰아가면서 무력화했다. 모비스에 길목을 간파당한 SK의 패스는 활로를 잃었다. 모비스는 이날 SK와의 올 시즌 6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나온 평균 5.33개의 가로채기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많은 12개의 가로채기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끝에 71-62로 이겼다. 유 감독은 “골밑에서 밀리지 않았으며 고비에서 나온 외곽슛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모비스의 수비에 당황한 SK는 실책을 16개나 했고 리바운드에서도 28-35로 크게 뒤졌다.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문경은 SK 감독은 “오늘도 역시 많이 배우고 간다. 모비스가 왜 강한지 알 것 같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SK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전 전패로 무너진 뒤 올 정규리그에서는 4승 2패로 우위를 지켰지만 다시 단기전에서 약한 징크스에 허덕였다. 2차전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모비스 간판스타 양동근은 문 감독이 새로운 마크맨으로 투입한 박승리의 수비를 따돌리며 11득점, 4어시스트, 3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모비스는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조직력의 팀답게 문태영(14득점), 리카르도 라틀리프(13득점), 함지훈, 박구영(이상 10득점)이 고르게 득점에 가세했다. 양동근은 “SK 김선형(3득점)을 막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오른쪽으론 파고들지 못하게 했다. 아직 한 경기를 이겼을 뿐이다. 다시 준비하겠다”고 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22일 LG와의 4강 PO 1차전에서 1쿼터 도중 김도명 심판의 몸을 밀며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한 뒤 한국농구연맹으로부터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전 감독은 24일 창원 2차전에서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됐다. 이날 LG는 63-58로 첫 승을 신고했다.

울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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