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없이 라운드, 소리 없이 커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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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골퍼-골프장 모두에 이익… 군산CC 2월 점유율 46%나

내장객의 골프 경비 절감과 골프장의 고객 유치 증대에 도움이 되는 노캐디 라운드 제도를 도입하는 국내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전북 군산CC를 찾은 골퍼들이 캐디 없이 셀프 라운드를 하고 있다. 군산CC 제공
내장객의 골프 경비 절감과 골프장의 고객 유치 증대에 도움이 되는 노캐디 라운드 제도를 도입하는 국내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전북 군산CC를 찾은 골퍼들이 캐디 없이 셀프 라운드를 하고 있다. 군산CC 제공
회사원 A 씨(45)는 미국 연수 시절 골프에 입문했다. 저렴한 비용에 혼자 1인 카트를 끌고 라운드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귀국 후 이런 즐거움은 추억일 뿐이었다. 국내 골프장에서는 캐디를 동반하지 않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셀프(노 캐디) 라운드’를 시행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불황 속에서 지갑이 얇아진 주말 골퍼들이 팀당 12만 원 내외인 캐디피를 아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과세로 신음하는 골프장 입장에서는 그린피 인하 없이 고객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으며 캐디 구인난도 해결하는 효과를 얻는다.

경기 여주의 이포CC는 지난해 평일 오전 8시 이전 티타임에 제한적으로 적용하던 셀프 라운드 제도를 전체 시간대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김성원 이포CC 사장은 “캐디가 없으면 진행이 느려질까 우려했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 회원 동반 규정도 없앴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라운드 비용을 줄이고 친목을 도모하려는 골퍼를 만족시킬 수 있어 다른 골프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35개 대중골프장이 노 캐디 라운드를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1홀 규모인 군산CC 김강학 대표는 “2월 셀프라운드 점유율이 전체 내장팀의 4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군산CC는 3월부터는 아예 셀프 라운드 전용 코스를 운영하고 1, 2인 개인별 예약제, 예약 없이 도착순으로 티오프하는 9홀 노부킹 셀프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셀프 라운드는 골퍼 스스로 클럽을 챙기고 벙커를 정리하거나 디봇 자국과 그린도 보수해야 한다. 공도 함께 찾아줘야 하고 스코어 카드도 직접 써야 한다. 평소 잊기 쉬운 동반자를 위한 배려나 매너에도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어 골프 문화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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