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정형식 “장타치는 1번타자…이제 내 꿈을 펼칠 겁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1일 07시 00분


삼성 정형식의 꿈은 장타력을 갖춘 리드오프다. 지난해까지 팀의 붙박이 1번타자 였던 배영섭의 군 입대로, 풀타임 1번타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정형식의 꿈은 장타력을 갖춘 리드오프다. 지난해까지 팀의 붙박이 1번타자 였던 배영섭의 군 입대로, 풀타임 1번타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프로 데뷔 6년만에 첫 주전 삼성 1번타자 정형식

올해 목표 일단 주전 풀타임 완수
그리고 출루율 0.370, 타율 0.290, 도루 30개

2군시절 故 장효조 감독님과 깊은 인연
2년간 매일 지옥훈련…지금의 날 만드셨죠

아, 삼성의 1번타자라니…정말 행복
초심 잃지 않고 맘껏 날아오를겁니다

삼성 정형식(23)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꿈꾸던 팀의 1번타자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찬스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의 군 입대로 빈 리드오프 자리를 정형식에게 맡길 예정이다. 2009년 입단한 외야수 정형식은 지난해 120경기에서 타율 0.273, 76안타, 49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수준급의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좋은 수비능력을 두루 갖췄다. 올해 목표는 출루율 0.370, 타율 0.290, 도루 30개다. 그의 꿈은 ‘장타를 치는 1번타자’다. 지난해 2루타 20개, 3루타 5개, 홈런 3개를 때렸다. 올해 정형식이 멋진 활약을 펼쳐준다면 삼성의 한국시리즈 4연패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프로 데뷔 6년 만에 찾아온 주전 자리. 그것도 삼성의 1번타자다. 정형식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다.

● 장타를 치는 1번타자가 꿈!

-반갑다. 요즘 컨디션 어때?

“괜찮습니다. 시범경기도 시작됐고, 이제 진짜 시작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정형식에게 뜻 깊은 해가 될 수 있겠다. 삼성의 1번타자야.

“좀 걱정입니다.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됩니다.”

-어떤 점이 의식되나?

“감독님의 기대도 느껴지고, 언론에서 삼성은 1번타자가 걱정이라고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그건 행복한 부담이야. 그만큼 중요한 선수가 됐다는 거지.

“선배들 뒤에서 편하게 야구했는데, 올해는 제가 맨 앞에 나가니까 좀 걱정은 됩니다.”

-좋아하는 1번타자는 누구인가?

“이용규(한화) 선배요. 공 많이 보고 짧게 끊어 안타 치는 게 멋있더라고요.”

-이용규와 정형식은 스타일이 좀 다르지 않나?

“맞아요. 용규 선배는 짧게 끊어 치는 타격이고, 저는 강하게 휘두르는 편이거든요. 1번타자가 꼭 밀어 치고 짧게 치고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2루타, 3루타도 많이 치고, 홈런도 10개 이상 때리는 그런 1번이 되고 싶어요.”

-장타를 치는 1번타자면 훨씬 좋지. 너는 이용규, 정근우(한화) 같은 1번타자보다는 박용택(LG) 같은 1번이겠다.

“그렇죠. 저의 꿈은 장타를 치는 1번타자가 되는 겁니다.”

● 목표는 출루율 0.370, 타율 0.290, 도루 30개!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풀타임을 완수하는 게 첫 번째요. 주전으로 풀타임을 뛴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그리고 출루율 0.370, 타율 0.290, 도루 30개를 목표로 잡았어요.”

-1번타자는 출루율이 중요하다. 때로는 타석에서 손해를 볼 때도 있어.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고, 참아야 할 때는 참아야죠. 하지만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 때는 기다리지 않을 겁니다. 1번타자라는 공식을 너무 따라가다 보면, 제 야구를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타율 0.290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프로에 와서 타격이 가장 많이 늘었어요. 김한수 코치님도 칭찬 많이 해주시고, 자신감도 있어요. 아직 변화구에 좀 약한 편인데, 올해는 변화구도 좀 칠 것 같아요.”

-도루 30개는 100경기만 뛰면 가능한 것 아닌가?

“2012년에는 22개 성공하고, 아웃은 4번뿐이었어요. 그런데 지난해는 7번 살고, 9번이나 실패했어요. 자꾸 아웃이 되니까 주눅이 들어서 과감하게 못 뛰었죠. 올해는 김평호 코치님이 다시 1루코치로 오셔서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김 코치가 어떤 역할을 해주나?

“뛰어서 계속 죽으라고 하세요. 다 코치님이 책임진다고 하시면서. 또 투수의 폼을 읽고 도루 타이밍을 잘 잡아주시죠. 올해는 누상에 나가면 자신 있게 뛸 생각입니다.”

● “형식아, 좌익수 앞 안타 치면 벤츠 탄다!”

-고인이 되신 장효조 2군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감독님의 손길이 많았죠. 삼성에서 지명한 것도 감독님이 저를 좋게 보신 거고요. 입단하고 2년 동안 2군에 있을 때 정말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어떤 도움을 주셨나?

“처음 프로에 와보니까 모든 선수가 저보다 잘 하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던지고 치고 제가 야구를 제일 잘 했는데, 솔직히 기가 많이 죽었어요.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남지?’, 그런 생각을 했고 솔직히 미래가 안 보였어요. 그때 제 손을 잡아주셨죠.”

-어떤 이야기인가?

“장 감독님이 ‘형식아, 2년 동안 죽기 살기로 한 번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노력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고, 감독님도 노력해서 수위타자가 됐다고 하셨어요. 저에게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시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셨구나.

“네. 맞아요. 그날부터 티배팅볼을 하루 3시간씩 올려주셨고, 머신볼 칠 때도 항상 지켜봐주시면서 정말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2년 동안 하루 5시간을 제 곁에 계셨어요. 감독님과 2년 동안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훈련했어요.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한 2년 하니까 실력이 늘던가?

“느껴질 정도로요. 매일 1000개 이상 치고, 장 감독님이 그때그때 조언해주시고 하니까, 몸으로 머리로 느껴지더라고요.”

-장 감독께서 해준 말 가운데 기억에 남는 건?

“‘형식아, 너는 좌익수 앞에 안타 치면 벤츠 탄다’고 하셨어요. 근데 아직 좌익수 앞에 잘 못 쳐요.”

-맞아. 밀어 치기보다는 풀스윙을 하는 편이야.

“제가 방망이 헤드가 빨리 도는 편이예요. 손목이 좋은 편이어서, 바깥쪽 공도 잡아채는 스윙을 하죠. 좌익수 앞 안타는 헤드를 참고 기다려야 하는데, 아직 잘 안 돼요.”

-왼손투수에 약한가?

“지난해는 괜찮았어요. 좌투수는 바깥쪽을 노리고 강하게 쳐요.”

● 초심을 잃지 말자!

-야구는 언제부터 했나?

“유치원 때부터요. 형(정영일·현 상무)이 광주화정초 1학년 때부터 야구했거든요. 3학년 때부터 제대로 시작했죠.”

-처음 포지션은?

“투수였어요. 진흥고 2학년 때가지 투수였는데, 팔꿈치 다치고 타자로 전향했어요.”

-투수로는 어땠나?

“잘 던졌어요. 제가 1학년 때 광주 예선에서 동성고를 2번 이겼어요. 그때 동성고에 양현종(KIA), 윤명준(두산) 있었거든요. (진흥고 3학년이던) 형은 광주일고를 맡고, 제가 동성고전에서 현종이 형 2번 이겼어요.”

-1번타자 정형식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박석민(삼성) 선배가 그랬어요. 형은 참 긍정적이거든요.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이야기해줬어요. 생각해보면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내가 과연 몇 년을 버틸 수 있을까?’, 정말 앞이 보이지 않았던 시간도 많았는데 6년 만에 삼성의 1번타자라니…. 부담도 있지만 요즘 정말 행복합니다. 석민이 형 말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할 겁니다.”

-정형식이 자신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인가?

“초심을 잃지 말자예요. 프로에 처음 왔을 때, 암담했을 때 가졌던 마음. 장 감독님과 열심히 해서 넘지 못할 것 같은 벽을 넘고 1군에 왔거든요. 앞으로도 첩첩산중이지만, 초심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하나하나 넘어서겠습니다.”

● 정형식은 누구?

▲생년월일=1991년 1월 28일
▲키·몸무게=178cm·73kg(우투좌타)
▲출신교=화정초∼진흥중∼진흥고
▲프로 지명·입단=2009신인드래프트 삼성 2차 2라운드(전체 12순위) 지명·입단
▲2013년 성적=120경기 278타수 76안타(타율 0.273) 3홈런 43타점 49득점 7도루
▲2014년 연봉=1억20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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